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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라를 正常으로 돌려 놓을 때다

鶴山 徐 仁 2006. 6. 2. 09:55
이 정권에서 국정운영은 잡화상이나 구멍가게 경영수준으로 뒤죽박죽이 되고 말아
조선일보 2006년 6월2일 자 사설
월간조선 
대통령은 1일 “5·31 지방선거 결과를 民心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대해 “위기에 處처했을 때 당의 참모습이 나오는 법이며 국민들은 그 모습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민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번에도 청와대에서 무슨 逆發想역발상이 나오지 않나 하고 걱정하는 국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대로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5·31선거에서 여당의 大慘敗대참패는 이 정권이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랏일을 해온 데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따라서 그런 민심의 흐름을 깨달았다면 國政국정운영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는 自省자성과 변화의 의지가 제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정권의 便宜편의대로 선정하고 추진했던 국가 정책과제를 국가적 優先우선순위, 국민적 우선순위에 따라 다시 정렬하고 새로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일의 先後선후와 緩急완급을 정해야 한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가기관마다 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정리라는 명목으로 벌이고 있는 과거사 뒤집기, 聯關性연관성과 효율성을 무시하고 공공기관을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놓는 사업, 구체적 실천방안 없이 계층간 지역간 갈등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兩極化양극화 해소라는 口頭禪구두선은 정권의 정치적 필요는 있을지 몰라도 국민들이 절실하다고 여기지 않는 사업들이다.

限定한정된 국가자원을 이런 不要不急불요불급한 곳에 낭비하고 있는 사이 예산과 정성을 기울여 할 사업은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 정부는 출범 이후 국가의 중요정책에 대한 백여 개 로드맵(里程表이정표)을 작성해 놨다면서도 국가와 국민의 오늘과 내일의 경쟁력이 달려있는 교육의 多樣化다양화와 질적 향상, 勞使노사관계 안정화방안, 駐韓주한 미군기지 이전,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공사 등 필수적인 일들을 시대가 변했다는 둥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내팽개쳐 둔 것이다. 그렇게 정권이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에 엄청난 국민 혈세와 국가 에너지가 허비됐다. 이 정권이 선거의 民心민심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정치적 策略책략을 버리고 마음을 비웠다면 교육과 산업의 국가적 百年大計백년대계를 허물고 있는 民勞總민노총과 全敎組전교조를 향해서도 할 말을 못할 게 없는 것이다. 이 정권이 뼈대까지 흔들어 놓은 韓美한미동맹, 짓밟고 모욕했던 대한민국 역사도 제자리와 명예를 되찾아 줘야 한다.

이제는 나랏일도 헌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일을 처리해 나가야 한다. 이 정권에서 힘을 쓰는 사람들은 헌법에 따라 국정을 위임받은 장관들이 아니라 무슨 무슨 위원장이라는 명함을 새겨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아래의 수십 가지 각종 위원회들이 담당 부처도 모르는 엉뚱한 프로젝트를 벌이면서 국정운영은 잡화상이나 구멍가게 경영수준으로 뒤죽박죽이 되고 말았다. 이런 非憲法的비헌법적 기관들을 정리하고 정부조직법이 정해놓은 대로 각 행정부가 관할 업무를 책임지고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정권의 法定법정 임기는 1년9개월 남았지만 내년 大選대선정국이 시작되기 전까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대통령 말처럼 ‘멀리보고 뭔가를 새로 준비할’ 시점이 아니다.

이 정권에 남겨진 시간은 그동안 정권 사람들이 휘두른 말의 폭력이 할퀴고 간 사람들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이 정권은 무리한 욕심으로 새로운 業업을 만들어 그에 따른 業報업보를 치를 일을 더 이상 벌일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입력 : 2006-06-02,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