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멀리 돌아나온 건 아닐까
여전히 그 자리에는 바람이 맴돌고
나무가 숨을 쉬며 향기롭게 몸을 흔들때마다
저 푸른 가지들 위에는 새가 앉았다 날고
왜 나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그 먼 길을
자꾸만 자꾸만 걸어가고 있을까
아무도 없는 쓸쓸한 빈터를
앵앵거리며 꽃속을 드나드는 꿀벌들의 향연은
왜 또 그렇게도 애틋한 사랑의 눈길 마주하며
다가오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한줄기 내 눈물 속으론
왜 또 자꾸만 자꾸자꾸 울음이 번져나는 것일까
환한 꽃그늘은 해를 가리고 서서 무수한 말들을
쉴새없이 가랑가랑 뽑아다가 깃을 치는데
어둔밤 꽃불속에선
왜 또 그렇게 많은 꽃들이 춤을 추다가 스러지고
스러지며
스러진 그 꽃들을 밤바람에 흔들거리게 하며
새벽을 맞이하는지
나는 지친 날개를 접고 쉬다 파닥거리며
기어이 또 해를 안고 산등성을 오르려한다
순간,
까마득한 생각들이 흙위에서
또 먼지를 일으킨다
살아선 물이 될 수 없는 나는
바람에게 몸을 맡겨 허공을 맴돌다가
끝내,
멈춰버린 시간속에 영원히 잠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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