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은행 압박 이후 북 거래 은행들
몸 사려
김 위원장 '수세적' 발언
김 위원장 '수세적' 발언
◆ 효과 만점 금융제재=금융제재에 북한은 예민하게 반응했지만 미국 입장은 분명했다. 지난해 11월 5차 6자회담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을 비판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연말로 예정됐던 김 부상의 방미 협상을 거부하며 '위폐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북한 노동신문이 3일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틀 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금융제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지시"라고 꿈쩍도 안했다. 결국 북.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수세적' 발언이 나오게 됐다. 북한은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과 같은 한.미 군사훈련, F-117 전폭기 배치와 같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엔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힘에는 힘으로 대응한다'고 별러왔다. 그러나 마카오의 한 해외 은행과의 거래 중단을 놓고는 '손을 든' 모양새가 된 것이다. ◆ 왜 먹혔나=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마카오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가 시작되자 중국은 물론 네덜란드와 스위스 금융기관들까지 몸을 사렸기 때문"이라고 했다.'시범적 손보기'의 여파가 몇 안 되는 북한 해외 거래 은행들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국제 금융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중국도 위폐 문제에 대해선 북한에 냉랭하게 대한 것 같다"고도 했다. 금융제재의 효과가 큰 이유는 북한의 독특한 통치체제와 고립된 경제체제 때문이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은행이 거래를 끊으면 북한은 국내로 달러를 송금할 방법이 없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당장 2월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 때 당.군 간부와 인민에게 나눠줄 선물을 어떻게 마련하겠는가"라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은행의 지점은 10곳도 되지 않는다. 북한 은행 지점은 충분한 송금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금융제재가 북한 내각이 아닌 당이나 군이 상대하는 해외 은행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치자금의 기반이 흔들렸다는 의미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금융제재와 레이건 행정부의 대 소련 정책의 비교도 나온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과 군비 경쟁으로 대결했다면, 부시 행정부는 금융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됐고, 국내 생산도 한계에 봉착한 북한에는 작은 경제제재라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향후 북.미는=대북 전문가들은 미국이 '정권 차원의 범죄가 아닌 실무자들의 책임'으로 마무리하려는 중국의 중재에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김성한 교수는 "미국은 금융제재 카드를 유지하는 데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금융제재가 계속되면 하위 문제인 위폐.마약 때문에 상위 현안인 북핵 논의가 가로막힌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정부 일각에선 금융제재 해결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핵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한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
2006.01.20 04:53 입력 / 2006.01.20 07:06 수정 |
'對北 관련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18년… 때늦게 개방열차 타나 (0) | 2006.01.20 |
---|---|
대한민국 돈이 김정일 돈인가? (양영태 칼럼) (0) | 2006.01.20 |
올 남북협력기금 2조4천791억원 (0) | 2006.01.20 |
日 언론 "김 위원장 후주석과 회담후 귀국길 올라" (0) | 2006.01.18 |
[스크랩] 북한 화가들의 그림 (0) | 2006.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