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초혼(招魂) / 김소월

鶴山 徐 仁 2005. 12. 18. 00:59
출처 : 아트힐
글쓴이 : 보라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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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中)에 헤여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웠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山)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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