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연구원, 난자 核제거 독보적… 연락두절
박종혁·김선종은 배아세포 배양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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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에서 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 연구실로 파견한 연구원은 모두 3명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배아복제와 줄기세포 배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인력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교수와 섀튼 교수의 결별이 결정됐을 때 ‘황 교수팀이 보유한 기술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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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연구원이 미국으로 간 것은 황 교수가 섀튼 교수로부터 ‘원숭이 복제를 하는 데 유능한 인력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황 교수가
P연구원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 직후 박종혁(36) 박사, 올 9월에는 김선종(34) 박사가 섀튼 팀에 합류했다. 두 박사는 모두 한양대 출신이며,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원으로 황 교수팀과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왔다. ‘박종혁·김선종’, 두 사람은 박사 후 연구원(포스닥) 자격으로 섀튼 교수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 이병천 교수는 “3명의 연구원은 우리 팀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황 교수가 가장 자주 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박종혁 박사는 올해 말 귀국할 예정이며 김 박사는 1~2년간 더 미국에 머물 예정이다.
P연구원은 2003년 난자에 작은 구멍을 내고 압력을 가해 포도알 짜내듯 핵을 제거하는 독보적 기술을 창안했다. 이전에는 유리관을 난자에
찔러넣어 공기압으로 핵을 제거했는데, 이 방법은 실패율이 높은 데다 난자에 지나친 충격을 주기 때문에 복제 실패의 주된 원인이 됐다.
박종혁 박사와 김선종 박사는 배아줄기세포 배양 전문가. 이들은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로 자랄 내부 세포 덩어리를 빼낸 뒤 영양분을
제공하는 피더(feeder)세포 위에서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병천 교수는 “황 교수님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피더세포에서 자라는 줄기세포”라며 “두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 소속이면서
매일 우리 연구실로 출근해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황 교수는 세포를 확인한 뒤 피더세포를 갈아줄지, 아니면 쪼갤지를
결정했다”며 “두 연구원이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연구자들은 작년 섀튼 교수팀이 원숭이 배아복제에 성공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P연구원과 현재 충북대 교수로 와있는
현상환 박사는 당시 자신이 고안한 방법으로 원숭이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와 융합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으며 박종혁 박사는 배아 배양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팀은 섀튼 교수와의 공동연구 때문에 3명을 ‘자기 사람’으로 알고 파견했지만 이제 공동연구가 깨져 상황이 달라졌다. 더구나 황
교수팀은 3명의 연구원 중 P연구원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다른 2명과 달리 P연구원은 이미 섀튼 팀에 취직한 상태여서 그 기술이 미국에 전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평소 인간성이나 우리와 생활한 것을 봤을 때 (P연구원의 최근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줄기세포 기술 유출‘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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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A3·4면)
황 교수팀의 핵심 멤버인 서울대 의대 안규리(安圭里) 교수와 한양대 의대 윤현수(尹賢洙) 교수가 1일 대한항공 편으로 미국 시카고로 전격
출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도 최근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와 관련된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기밀 유출’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황 교수팀의 기술이 새나갔을 경우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려는 목표
자체가 조기에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말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말해준다.
국제적으로 황 교수팀과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경쟁 중인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규리 교수와 윤현수 교수는 시카고를 거쳐 내일 오후(현지 시각) 피츠버그로 이동할 예정이다. 피츠버그는 한때 황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하다 결별을 선언한 미국 섀튼 교수가 머무는 곳이며 최근 행적이 묘연해진 P연구원(여·29)이 있는 곳이다. P연구원은 줄기세포 복제와 관련된
핵심기술 보유자로 황 교수팀에서 파견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17일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이유 없이 2주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와 관련, 황 교수팀 관계자는 “미국 쪽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안규리 교수 일행 美 클리블랜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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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결과를 둘러싼 진위와 윤리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방문 길에 오른 안교수 일행은 시카고를 거쳐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오후 3시30분 아메리칸항공편으로 클리블랜드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교수 일행은 시카고에서 클리블랜드행과 함께 피츠버그행 항공기 두 편을 예약했다가 최종적으로 클리블랜드에 내렸다.
안교수 일행은 당초 피츠버그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황교수팀의 연구 파트너였던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와 접촉하거나 섀튼 교수팀에서 일하는 3명의 한국인 연구원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안교수가 피츠버그가 아닌 클리블랜드에 도착함에 따라 이 도시에 있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현인수 교수와 만나 줄기세포연구를 둘러싼 윤리문제 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생명윤리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현인수 교수는 황교수팀의 연구성과를 대상으로 2개월여에 걸쳐 윤리적 문제점을 조사해 그 결과를 지난 8월 발표한 바 있다.
클리블랜드는 그러나 피츠버그와 자동차편으로 2시간 가량 떨어져 있어 안교수일행이 섀튼 박사 또는 한국인 연구원들을 만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교수와 동행한 윤현수 교수는 이날 클리블랜드에 도착한뒤 전화 통화에서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 두 교수의 미국 방문에는 한국에서부터 국내 모방송사 기자 한 명이 동행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서도 美파견 연구원 보안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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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욱 우려되는 것은 황 교수팀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연구원 3명이 공교롭게도 최근 황 교수팀과 결별을 선언한 섀튼 교수팀에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소식이 두절된 P연구원은 난자에서 핵을 안전하게 빼내는 고유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는 황 교수팀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는 배아 복제의 핵심 부분이다.
만약 인간 배아 복제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될 경우 미국에서 제2의 인간 배아 복제 줄기세포를 가질 가능성을 얻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초
과학 인프라가 발달된 미국이 한국을 제치고 줄기세포 허브 역할을 할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데는 연구원의 손 기술이 핵심적인 요소다. 배아 복제 기술은 이론적 측면보다는 얼마나 정교한 손놀림과 감각으로
난자에서 핵을 빼내고 다시 환자의 체세포를 적절한 시점에 넣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생명력이 뛰어난 싱싱한 난자를 실험 조작으로 손상을
최소화시키고 핵을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문에 언급된 약물 사용 방법이나 기술에 대한 설명보다는 실제 연구원이 갖고 있는 손 기술에서 배아 복제가 결판이 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간 난자는 동물 난자와 달리 끈적거리고 미세한 조작에도 쉽게 손상된다.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도 지난 10월 한국에서 열린 바이오 메디 심포지엄에 참석했을 때 “인간 난자를
다루는 한국 연구진의 기술은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며 “우리는 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등과의 공동 연구 과정에서 황 교수팀 연구원의 파견을 요청하는 주문이 많았다. P연구원이 섀튼 교수팀에 파견된 것도 이와 같은
기술적 배경 때문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인간 배아 복제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영국 두 나라다. 영국의 에든버러의대 연구팀은 지난 5월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를 더 키워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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