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화선지에 수묵담채 72 x 68 cm 1996
『새우』 , 한지에 水墨彩色. 40호 , 1997
『촉석루』 화선지에 수묵담채 137 x 70 cm 1994
『백장미』 화선지 위에 수묵채색 40호
청록산수 20호 화선지위에 채색
내원사 계곡 70 x 70cm 수묵채색
석류 70cm x 70cm 한지에 수묵채색
■ 운담 강 호 문
석 류
가죽주머니 투-둑 흩어진 삶의 알갱이들
모든 것 놓아버린
세월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화실의 문을
연다. 밤새 갇혔던 공기를 몰아 내고, 약간은 풀 죽은 화초에 생명수를…. 전기 포트에 물이 끊으면, 혼자 차를 따르고 신문을 본다. 벌써
이십여년. 매일 아침의 일과이다. 그리고 그림을 한다.
나는 그림으로 밥을 먹고, 그림으로 옷을 입고, 그림으로 잠을 잔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순수
예술인이 아니라, 장사꾼이라고 한다.
그림에 값을 매긴다는 자체가 이미 순수예술과는 어긋난다며, 하지만, 어쩔 것인가! 인간이란 본래
순수 감성을 지녔지만, 또한 먹고 싸는 동물인 것을. 우리가 먹고 싸는 일을 순수하지 못하다고 하면 나의 일도 순수하지 않을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그림을 시집보낼 때 그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 그림이 가는 집 사람의 표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매일
매일 배우고 있는 학생에 불과하다.
예전에 그림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스승 아래서 온갖 궂은 일을 하며, 십년간 먹만 갈았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야 겨우 붓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의 몇 개월 완성의 학원 제도와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내겐 특별한
스승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림을 배운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붓과 친해지는 데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먹색을 내고, 채색을 하고, 정히 답답하면 책을 사고, 선배 화가의 등 너머로 숨죽이며 지켜보고. 지금은 나름대로 제법 색도 그럴 듯 해지고,
붓과 종이와도 친해졌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이제야 말로 진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본기를 갖췄다고나 할까. 내 나이 내일
모래면 고희. 노인 대접을 받을 만한 나이다. 그러나 그림에 있어서는 아직 어린 나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매일 매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스승이 없기에 온 우주를 스승으로 삼을 수 있고, 온갖 것에서 그림을 찾고, 익숙해진 종이에 내 마음의 붓을 갖다 대는
것이다.
나의 생활을 위해, 나의 꿈을 위해 이제야 나는 붓을 잡는다.
내원사 계곡
세월을 가로지르는
소리
.....
이끼낀 인생의 냄새
.....
푸르름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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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로그 > .. | 글쓴이 : 너와집나그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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