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想像나래 마당

[스크랩] 사랑방 가을 풍경

鶴山 徐 仁 2005. 10. 27. 21:12

사랑방 가을 풍경
        글/황의천
어둠이 산을 타고 내려오면
사람소리 하나 둘 모여들고
사랑방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난다.
마른 나무 새빨갛게 타오르면
물줄기 솥뚜껑 비집고 새어나와
처마 밑에 구름 되어 온 마당 덮으니,
외양간 배 깔고 누워있던 누런 황소
코끝을 킁킁대며 여물통 들이밀고
거친 새김질에 밤하늘이 흔들린다.
부지깽이 나부랭이 불속에서 뒹굴다
마디마디 맺힌 대공 불꽃 되어 터지면
부뚜막에 걸린 양말 뜨겁다 아우성이다.
빨간 잿더미 속 고구마 묻어놓고
도란도란 사랑방 가을밤이 깊어지면
가을 향기 밤새도록 굴뚝으로 솟아난다.
                     (2005.10.21)
 



출처 : 그리운풀꽃사랑
글쓴이 : 둥근우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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