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야경을 구경하는 일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예전에 거주할 때는 야간에 멋진 외출도 가끔 했었는데요 ^^
막상 출장이나 여행을 할 때는 저녁시간에도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숙소에서 일행들을 단속하고 쉬어야 하니까요...
야간이동하는 중에는 차창밖으로 야경을 담기는 정말 어렵고요,
모처럼 야간 산책을 할 수 있더라도 삼각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유럽의 야경을 사진으로 기록한게 별로 없습니다. -.-
하지만 이번 주에는 가끔 드물게 야간 산책을 나갔을때 담아둔
사진 몇 장을 소개해드립니다.
마드리드-빠리-리용-베니스-아테네-부다페스트-프라하...
왜이리 컴컴하냐고 나무라진 마세요, 솜씨가 없어서요~~ ^^;;
마드리드의 아또차 역입니다. 호텔 방에서 바라본 야경이예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중심가에 있는 가장 큰 역이고
이곳에서 교외로 또는 다른 도시로 떠나는 기차를 탈 수가 있지요.
작년인가 역앞 지하철역 폭탄 테러로 인해 뉴스의 촛점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한밤중에 바라본 역 주변 거리와 플랫폼은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마드리드의 중심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요르 광장(Plaza Mayor)입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이 광장은 빙 둘러서 낡은(약 400년이 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고요
건물들의 1층(아치형 복도 안 쪽)에는 기념품 가게와 식당, 카페 등이 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렬, 왕실의 접견식, 투우 경기나 승마 경기도
이곳에서 개최되었었고 심지어 사형식이 집행되던 곳이기도 합니다.
18세기에는 이 광장에서 주로 섬유, 패션 시장이 열렸다고 하네요...
광장에서 불 쇼(횃불을 흔들며 체조)를 하는 사람을 구경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 광장은 거리의 예술가들에게 공연 무대로 사용되어 왔다고 합니다.
마요르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관공서로 사용되는 듯) 정면입니다.
벽마다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야간에는 은은한 조명을 비추어 주네요...
이 광장을 마요르 광장이라고 명명한 펠리페 3세 국왕의 동상입니다.
동상에는 조명이 되지 않아서 잘 보이지가 않았어요.
삼각대 없이 산책을 나선데다가 광장에는 기댈 만한 곳이 아무곳도 없어서
사진을 잘 담지는 못했지만 겨울밤에 본 마요르 광장은
낮에 본 활기있는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여름밤에는 또다른 분위기일 것 같네요...
참, 마드리드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은 뿌에르따 델 솔(태양의 문) 광장과
시벨레스 광장, 독립 광장 같은 곳곳의 광장들과
이 광장들을 잇는 긴 알깔라 거리, 제가 좋아하는 그랑비아 거리 등입니다.
늘 차를 타고 지나느라 야경을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각 건물과 분수대, 조각상 등을 비추는 은은한 부분조명이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또하나 특별한 곳으로 '서쪽 공원'이라고 불리는 언덕에 있는
이집트 신전인 '데봇 신전'의 야경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서쪽 공원에 케이블카로 올라가면 구시가지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고요
여름에는 장미정원도 아름다운데 이 신전은 미처 구경을 못했습니다.
데봇 신전이 유럽에 있는 유일한 이집트 신전이고요,
전에 아스완 댐이 건설되면서 나일강 물로 잠기게 된 유적이었는데
수몰지역에 있던 이집트 신전들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준 스페인 정부에
감사하는 뜻으로 역시 수몰지역 누비아 계곡에 있었던 이 작은 신전을 해체해서
이곳으로 설치했다고 들었습니다. 여름밤엔 연극 공연, 음악회, 전시회가
이어진다고 하네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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