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고(最古), 통나무배로 밝혀져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무려 8천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신석기시대 초창기 통나무 배(舟)가 기적적으로 출현했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김정완)은 경남 창녕군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 최하층에서 통나무를 이용해 만든
선박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경남 창녕 비봉리 고분에서 신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배(木舟)가
출토됐다. 발굴팀은 고고학적 퇴적층위로 미뤄 이 배의 제작연대를 8천여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출토된 선사시대의 배로는
최고(最古)연대다.
사진은
배의 선미부.//문화부 기사참조/문화/ 2005.9.5 (서울=연합뉴스)
이 선박은 비봉리 유적 중에서도
제2피트(조사구덩이) 제5 패층(貝層. 조개무지가 쌓인 층) 아래서 출토됐다. 배가 확인된 지점은 해수면보다 2.0m 가량 낮은 곳이며 비봉리
유적 중에서도 신석기시대 초창기 문화층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는 발견 당시 동서 방향으로 놓여 있었고, 강쪽을 향해
남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현재 확인된 실물 기준으로 이 배는 최대길이 3m10㎝, 최대폭 60㎝, 두께 2.0-5.0㎝, 깊이 약
20㎝가 된다. 양끝 중 어디가 선수부(船首部. 뱃머리)이며 선미부(船尾部)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는 동쪽 부분이 선수가 아닐까 조사단은 추정했다.
이 배는 가운데를 잘랐다고 했을 때 U자형이며 통나무를 파내 만든 소위
환목선(丸木舟)에 속하고 있다. 선체는 전체가 고르게 가공돼 있으나 선수부가 약간 더 두꺼운 것으로 관찰됐다.
임학종 학예연구실장은
"원래 선체는 4m를 넘었다고 추정된다"면서 "철기나 청동기 같은 금속기가 발명되지 않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치밀하게 가공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배를 만들기 위해 당시 사람들은 통나무를 군데군데 불에 태운 다음 돌자귀 같은 날카로운 석기를 이용해 깎아내고, 다시 갈돌과
같은 기구로 표면을 정리하는 방식을 구사했음이 드러났다. 이를 증명하듯 선박 곳곳에는 불에 그을려 가공한 흔적인 초흔(焦痕)이 발견됐다.
배를 제작하는 데 쓰인 나무는 소나무로 밝혀졌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이전 선박 실물로는 경주 안압지 출토
통일신라시대 배(8세기), 완도선과 십이동파도선(11세기), 안좌도선(13~14세기), 달리도선(14세기) 등이 있으나 모두 역사시대에 속하고
있다.
하지만 비봉리 유적 출토 배는 선사시대 유물로서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출토된 가장 오래된 선박으로 기록됐다.
조사단은 아직 과학적인 연대 측정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출토 층위로 보아 약 8천 년 전에 사용됐다고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대가 확실하다면 이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배로 알려진 도리하마(鳥浜) 1호나 이키리키(伊木力) 유적 출토품보다 무려 2천 년
이상을 앞서게 된다.
비봉리 유적에서는 앞서 신석기시대 분석(糞石. 사람이나 동물 배설물 덩이)과 멧돼지를 형상화했다고 생각되는 동물그림
외에 무수한 생활 유적과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다.
이 비봉리 유적은 2003년
태풍 매미 때 완전 침수된 지역으로 창녕군이 이곳에서 양배수장 건설을 하는 와중에
발견됐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유적 보존을 위해 창녕군 등과 협의하는 한편 추가발굴 조사를 위해 국비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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