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스크랩] 한국이 일본을 앞서야 한다

鶴山 徐 仁 2005. 8. 31. 16:26

요즘 돌아다니며 보아 하니 삼성의 순이익이 일본의 소니를 눌렀다고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을 앞선다는 어처구니 없는 헛소리까지 나오더군요. 그래요. 삼성이 소니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삼성이 소니 누르고 또 다른 어떤 기업이 일본 기업 눌렀나요? 아하, 엘지가 있습니다. 현대도 있구요. 그리고? 포스코? 여기까지는 납득이 되는군요. 그리고 또요?

한 나라의 경제는 몇 개의 대기업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다수의 기업, 그 나라의 경제적 문화환경이 그 나라의 경제를 만듭니다. 한 두 개의 대기업이 수익을 높이 올린다고 해서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기업들 전체가 총체적인 경쟁력을 지닐 때 그 나라의 경제가 비로소 경쟁력을 지녔다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이 일본 소니의 순이익의 열 배를 올렸다구요? 그래서요? 그래서 그 이익이 우리나라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죠? 그 이익이 우리나라 시장에 풀리나요? 그 이익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오나요? 그 이익이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이익으로 돌아오나요? 아니죠. 오로지 삼성의 이익일 뿐입니다.

야구에도 그런 경우 많습니다. 타자는 타격왕에 올랐는데 팀은 우승하지 못하는 경우. 열심히 홈런 쳐댔는데 결국은 팀이 져버린 경우. 다승왕을 차지한 투수를 지니고도 팀이 지는 경우. 삼성 하나 잘 한다고 우리나라 경제가 당장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일본경제의 힘은 대기업이 아니에요. 중소기업이죠. 세계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들. 중견기업이라 해야 하나요? 기업 크기는 작지만 기술력과 자본력에서 대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업들요. 그런 기업들이 일본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소니는 그런 기업들의 대표주자일 뿐이죠.

삼성하고 소니 빼고 한 번 보세요. 양국의 경제가 어떤가? 양국의 기업경쟁력이 어떤가? 보이나요? 그게 우리나라와 일본의 현재 차이에요. 아직은 갈 길이 먼 크나큰 차이죠. 그런데 뭐요?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서요? 아직 뒤조차 따라잡지 못한 채 삼성 하나 믿고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요?

자신감을 갖는 건 좋습니다. 자신감이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자신감은 자신감으로 끝나야 합니다. 자신감을 위해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되죠. 아직 일본경제와 우리나라 경제 사이에 크나큰 벽이 있음에도 그것을 애써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직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의 격차는 크기만 합니다.

한류라고 하죠? 우리나라 문화가 일본에서 크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화의 저변으로 보자면 우리가 일본을 결코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그 다양성과 깊이죠. 테크노든, 락이든 일본은 그 문화를 기층에서 깊이 흡수해서 소화하고 다시 그것을 일본 특유의 것으로 포장해 메이저로 올려보냅니다. 메이저와 마이너가 완전히 구분되어버린, 오로지 메이저만이 살아남아 있는 우리와는 크게 다른 점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는 미니시어터 전용관이라든가 흘러간 영화 전용관 같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비디오로나 보는 영화들을 그들은 극장에서 직접 보는 것이죠. 일본의 영화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아직 문화적 저변으로 본다면 일본에는 한참 멀었습니다.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일본을 따라잡고자 한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아직 스스로 만족하고 안주할 때가 아닙니다. 더욱 일본을 크게 보고, 그 큰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전력을 경주해야 할 때입니다. 잠시의 성공에, 작은 성과에 만족하고 있을 한가한 때가 아닌 것입니다.

다행히 지금 일본은 정체기입니다. 일본 정치가 일본의 문화와 경제의 발목을 잡은 때문이죠. 덕분에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습니다. 보다 자유롭고 보다 다양하고 보다 풍부한 문화를 통해 문화적 경쟁력을 키우고, 그 문화에 우리 상품을 실어 판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습니다. 다만 기회일 뿐입니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현실로 만들어야 할 기회일 뿐이죠.

"우리가 일본을 이기고 있다."라는 말은 그러한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진 다음에나 입밖에 꺼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져, 비로소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있게 되었음을 확인하고 난 뒤에야 이야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멀었습니다. 아직은. 아직은 좀더 우리를 조이고 다잡을 때입니다.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 말입니다.


 
가져온 곳: [나노식품/나노푸드 (Nanofood)]  글쓴이: Truescience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