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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TSMC 무노조 경영

鶴山 徐 仁 2026. 5. 27. 11:58

오피니언 만물상

[만물상] TSMC 무노조 경영

나지홍 논설위원

입력 2026.05.26. 20:34업데이트 2026.05.26. 23:46


2009년 3월 대만 TSMC 본사와 창업자 모리스 창(張忠謀) 자택 앞에서 직원 수십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당시 CEO 릭 차이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적이 악화되자 인사 평가 하위 840명을 일괄 해고한 게 발단이었다. 직원 30명 이상이 노조 설립 의사를 밝혔다. 대만 노동조합법상 설립 최소 요건인 30명을 채운 것이다. 1987년 설립 이후 지속돼온 TSMC 무(無)노조 경영에 경보가 켜졌다.

▶이 사태를 계기로 모리스 창이 CEO로 복귀해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인사 평가는 각기 다른 상사가 매긴 것이어서 극히 주관적”이라며 전원 복직을 선언했고, 노조 설립 시도는 동력을 잃었다. 아내 소피 창도 농성 직원들에게 만두와 두유 등 식사를 제공하며 남편을 도왔다.

▶TSMC만 유별난 것은 아니다. 대만은 노조가 약한 나라로 꼽힌다. 1949년부터 1987년까지 국민당 정부는 계엄령으로 파업을 금지했고, 대형 국영기업 위주로 친정부 노조를 구축했다. 민간 노조가 본격화한 것은 민진당이 첫 정권 교체를 한 2000년 이후다. 30인 이상 신청 요건도 노조 설립을 어렵게 한다. 대만 전체 기업의 97%가 30인 미만 소기업이라 원천적으로 노조를 만들 수 없다. 한국은 2인 이상 신청하면 노조를 만들 수 있다.

▶모리스 창의 무노조 소신은 1970년대 미국 반도체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재직 시절부터 굳어졌다. 그는 대만 언론 인터뷰에서 “노사 분쟁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좋은 기업은 직원들에게 노조를 결성하지 말도록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대신 TSMC는 스톡옵션을 부여해 직원들을 주주로 만들고, 대만 업계 중 최고 임금과 복지로 노조 결성 필요성을 사전 차단했다. TSMC를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부르는 대만 국민들의 인식도 무노조 유지에 한몫했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TSMC가 해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7월 지급할 성과급을 당초 예상보다 15% 삭감하려 한다는 소문에 직원들 동요가 커지고 있다고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부 직원은 사내 게시판에 “삼성전자처럼 노조를 만들어 파업을 추진하자”는 글을 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이 해외 경쟁업체로 번진 것이다. 모리스 창은 2018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창업자 없는 TSMC가 40년간 반도체 성공 신화를 만든 무노조 경영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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