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는 성공 비용” K격차도 서민 고통도 안 보이나[사설]
문화일보
입력 2026-05-26 12:03
코스피가 26일 오전 장중 8100을 돌파하는 등 신고점 행진을 이어갔다. 올 초 2600선이었음을 고려하면 엄청난 랠리다. 이런데도 환호보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선거의 실질적 변수는 경제라고 하는데, 6·3 선거를 앞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일종의 낙관론을 펼쳤다. 김 실장은 지난 24일 SNS에서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을 설명하면서 ‘한국경제가 도약하는 과정에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기업 실적 폭발로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면서 기업 이익·임금·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해 가계소득 증가, 세수 확충, 국가 부채비율 감소 등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고 부연하면서 ‘한국경제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거듭 밝혔다.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가 늘어나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외환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성공의 공식’이라면 왜곡이다. 게다가 ‘K격차(양극화)’ 문제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성장률, 수출 등 거시 지표는 좋지만 일부 산업·지역·계층에 혜택이 편중되고 나머지는 정체·후퇴하는 구조적 현상이다. 코스피 8000 시대를 구가한다지만, 3고 리스크는 반도체를 제외한 기존 주력 산업과 중소기업·서민·청년층을 압박한다. 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이 더 빨리 증가하면서 서민·청년층은 전세난에 봉착해 있고, 성과급 사태가 보여주듯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악화일로다.
수출 호조 역시 반도체 ‘외끌이’다. 지난 1분기 수출 총액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상위 5대 기업이 사상 처음 40%대(43.5%)를 넘어섰다. 수출기업 6만7531개의 0.007%에 불과한 5개 기업이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7개 부문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였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28년여 만에 최고치였고, 가계부채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시중금리도 상향 조정 중이다. 이런데도 “성공 비용”이라고 하면 전문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예측 불가한 상황까지도 고려하면서 리스크에 대비하고 과감한 구조개혁에 나서는 것이 대통령 참모의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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