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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국민배당” “긴축은 포퓰리즘” 위험하고 비현실적[사설]

鶴山 徐 仁 2026. 5. 13. 19:34

오피니언 사설

“반도체 국민배당” “긴축은 포퓰리즘” 위험하고 비현실적[사설]

문화일보

입력 2026-05-13 12:06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일 “반도체 초과 이윤 일부를 국민배당금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렀다.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문제는 단발적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 실장은 나흘 전에도 역대급 초과 세수를 전망하며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도체 초과 이익은 그동안 투자의 결실이자 미래 경쟁력을 위한 종잣돈이다. 여기에 노조에 이어 정부까지 숟가락을 걸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신호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13일 ‘사후조정’ 결렬 선언을 했고, 지방선거 후보들의 ‘삼성전자 가져오기’ 공약이 난무한다.

 

더 큰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반복되는 ‘재정 만능주의’ 발언이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포퓰리즘적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했고, 지난달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긴축재정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경제학적으로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케인스주의와 현대화폐이론(MMT)에는 ‘재정 확대와 경제성장의 선순환’ 개념이 있다. 다만, 재정승수가 1보다 커야 한다. 투입한 예산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더 크게 늘어나야 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전 지출의 재정승수는 0.2∼0.5에 불과하다. 또, 적자 국채를 발행하면 시장 금리가 상승해 투자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가 발생한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를 올리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 1970년대 1차 오일쇼크 당시 세계 각국이 극단적 케인스주의를 채택했다가 초인플레이션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한국은 또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급진적인 현대화폐이론에 따라 화폐 발행을 남발하면 즉각 환율이 치솟고 국가신용도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의 주장이 맞아떨어지려면 성장률이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 재정 지출도 농어촌 기본소득이나 고령연금 강화 같은 소모성 복지 대신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돼야 한다. 이미 남미와 남유럽 국가들이 그 반대의 ‘성장 없는 부채의 늪’이라는 참담한 현실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 메모리 호황은 생산성 향상보다 업황(수요 폭발)의 영향이 압도적이다. 맑은 날에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초과 이익은 과감한 신산업 투자와 함께 언제 닥칠지 모를 ‘메모리 겨울’에 대비한 피하지방으로 축적해 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