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표적 타격’은 대한민국 공격… 단호히 대응해야[사설]
문화일보
입력 2026-05-11 11:56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HMM 소유 운반선)는 대한민국 국적 선박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공격은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과 마찬가지다. 정부가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국가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캄보디아 스캠 사건 때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정부가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으로 결론지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애초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고 했지만, 정부 측은 내부 사고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미온적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10일 “나무호 화재는 비행체 2기의 선미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1차 타격으로 파손된 선미 기관실이 재차 타격되며 내부 폭발해 폭 5m, 깊이 7m의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비행체가 1분 간격으로 동일 지점을 공격한 데서 조준 공격 의도가 선명하게 읽힌다. 선체 파손 부분이 바깥 쪽으로 휜 것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조금만 아래쪽을 공격했더라면 침몰했을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15일 중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미·중이 11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종전안에 대해 “완전히 용납 불가”라고 밝히는 등 국제 정세가 중대한 분수령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외교·안보·경제 전략이 필요하지만,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침해에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우선, 이란에 대해 단호한 결기를 보여야 한다. 피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포”라고 했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6일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런데도 주한 이란대사관은 강력히 부인했다. 피격 사실을 발표하면서도 외교부는 “공격 주체를 예단하지 않겠다”고 했고, 발표에 앞서 이란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렀는데 이란 대사는 “사고(accident)”라고 주장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비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나무호 피격 다음날 프랑스 선사 선박이 공격받았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정당화할 수 없는 공격을 중단하라”고 항의한 뒤 샤를드골 항공모함 전단을 지중해에서 홍해 남부로 전진 배치했다. 미국 중심의 해양자유연합(MFC), 영국·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 다국적군 구상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아덴만 배치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장, 국회 파병 동의 이전의 비전투 인력 파견 등도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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