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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선거운동 명암[오후여담]

鶴山 徐 仁 2026. 3. 18. 19:46

오피니언 오후여담

AI 선거운동 명암[오후여담]

문화일보

입력 2026-03-18 11:46


유병권 논설위원

6·3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바빠졌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선거용 사진·영상·음향물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 전 90일(3월 5일)부터 AI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불법이다. 그 전까지는 허위가 아니고 AI 생성물이란 표시를 하면 일부 허용됐지만, 지난 5일부터 일절 금지됐다. 제작, 편집은 물론 유포·상영·게시도 할 수 없다. 후보 아바타(SNS상에서 활동하는 캐릭터나 가상 인물)를 만들어 공약 및 정견 등을 알리는 것도 안된다.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 작전을 주도할 정도로 똑똑한데, AI 선거 활용을 막는 건 지나치다 싶지만, 법이 그렇다고 한다.

전국 선관위는 매일 440명 이상을 동원해 AI 선거운동 제작물을 찾아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후보자를 홍보하는 이미지와 노래에서부터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2026년 지역 발전을 이끌 인물로 선정했다”는 등 황당한 가짜뉴스 동영상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21대 대선 때는 일일이 찾아내 삭제를 요청한 건수가 1만510건에 달했다.

개혁신당은 최근 후보자의 선거 전략과 지역 유세를 종합 지원하는 ‘AI 사무장’을 선보였다. 행정안전부 데이터 등을 분석해 유세 일정과 최적의 동선을 후보에게 제공하고, 챗봇(대화형 AI) 형식으로 선거법 상담까지 해준다고 한다. 습득한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라고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유권자 표심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AI 예측모델을 활용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데이터 기반 온라인 공천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AI를 이용해 정치신용 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달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AI 활용 정치 의사 결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팀 미라이(미래당)’가 창당 한 달 만에 11석을 얻어 제6당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영국과 덴마크 등에선 AI가 후보로 등록한 적도 있다.

AI를 잘 이용하면 이길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출마는커녕 범법자가 된다. AI 선거운동의 합법과 불법 경계선이 애매하지만, AI 활용 능력은 정치 경쟁력이 됐다. 요즘 정치를 보면 AI가 직접 정치하는 시대가 곧 올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