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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했던 삼성전자 주총날, 노조는 파업을 결의했다

鶴山 徐 仁 2026. 3. 18. 19:30

조선경제 테크

화기애애했던 삼성전자 주총날, 노조는 파업을 결의했다

김성민 기자

박지민 기자

입력 2026.03.18. 16:22업데이트 2026.03.18. 18:53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2층. 삼성전자가 마련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시 코너엔 주주들이 줄을 서서 실물과 모형 사진을 찍으며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한 HBM4(6세대)와 전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HBM4E(7세대) 실물 칩을 살펴보던 50대 주주 김모씨는 “주가를 올려준 효자인 HBM을 꼭 보고 싶었는데,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이날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는 1년 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송곳 질문과 질타가 이어졌던 작년 주총과 달리 올해 총회장을 가득 채운 1200여 주주는 “믿음에 경영진이 보답했다”며 격려의 말을 쏟아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년 전보다 256% 오른 20만8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날 회사와 성과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는 삼성전자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 수순에 들어간다면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고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삼성전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기애애 삼성전자 주총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1년 만에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작년 주주총회에서 경쟁력 부족에 대해 반성하고, 회복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내년에는 더 차별화된 기술을 발전시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중장기적인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3년 또는 5년 단위의 다년 메모리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HBM4E와 HBM5 등 후속 제품도 탁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주주들의 질문은 반도체(DS) 부문 대비 부진이 예상되는 완제품(DX) 부문과 주주 가치 제고 방안 등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 40만원 가려면 DX 부문도 중요한데, AI 시대에 어떻게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 설명해달라” “중국 저가 TV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같은 질문에 노태문 대표이사(사장)는 “모든 제품에 AI를 탑재하고,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통해 차별화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배당 계획도 공개했다. 전 부회장은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DS부문의 김용관 경영전략총괄의 이사 선임, 허은녕 서울대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 등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노조는 파업권 확보

주총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달리 삼성전자 현장에선 ‘칼바람’이 불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진행한 임금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재적 조합원 6만6019명(투표율 73.5%)이 참여해 찬성률 93.1%를 거둬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과반 노조가 된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 연합으로 꾸려진 공동 교섭단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임금 단체 협상(임단협) 관련 파업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노조 측은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중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상한 폐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임금 인상 7% 요구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상한 폐지다. 삼성전자는 1년에 한 번 초과이익분배금(OPI)을 지급하는데, 연봉 50%를 상한으로 두고 경제적 부가가치 지표라는 EVA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한다. 앞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자 삼성전자 노조도 동일하게 적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위탁 생산(파운드리), 생활 가전,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사업부마다 실적도 다르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장비·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경우 자칫 직원 보너스를 주느라 투자 자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 노조 측 요구안은 반도체(DS) 부문에 유리한 구조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노·노(勞·勞)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사업부 직원은 지금보다 많은 보너스를 받고, 적자가 우려되는 가전 사업부 직원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선 이번 노사 갈등을 몰아닥칠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의 시작이라고 본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수가 SK하이닉스의 4배 수준이라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SK하이닉스처럼 1인당 받을 수 있는 돈이 1억원이 되지 않는다. 이를 구실 삼아 노조 측이 더 많은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최근 경쟁력을 회복한 HBM 납품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전 세계가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투자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노조 리스크라는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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