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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코스피 5000, 왜 나는 무서운가

鶴山 徐 仁 2026. 1. 30. 12:22

오피니언 朝鮮칼럼 The Column

[朝鮮칼럼] 코스피 5000, 왜 나는 무서운가

주가는 뛰었지만

실물경제는 얼어붙어

이 괴리는 '함정'이다

기업의 성장·투자 없는

'지수 중심 정책'은 위험

축배 들 때가 아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2026.01.29. 23:55업데이트 2026.01.30. 11:45


1월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지수는 뛰었는데 경제는 뒷걸음질쳤다. 코스피는 꿈의 ‘오천피’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지만 작년 4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은 –0.3%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시장과 실물 경제 사이의 위험한 간극(disconnect)”에 대한 경고가 떠오른다. 시장은 파티 중인데 실물 경제는 얼어붙었다. 축배를 들기 전에 이 위험한 괴리의 본질을 똑바로 봐야 한다.

물론 지금 한국경제의 괴리는 유동성 과잉 때문만은 아니다. 코스피 5000은 분명 한국 자본시장의 레벨업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도적 노력과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이 빚어낸 성과다. 저평가의 배경에는 지배 구조, 주주 환원, 공시 신뢰, 시장 규칙에 대한 예측 가능성 같은 제도적 요인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고 밸류에이션을 정상화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든, ‘가격의 정상화’라는 성과다.

그러나 주가 상승이 곧 경제 전체의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코스피는 ‘한국경제’가 아니라 상장 대기업, 그중에서도 수출·첨단 섹터에 민감한 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반도체의 수출 비중도 4분의 1에 근접한다. 이런 쏠림은 상승의 동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취약성의 원천이다. 하강 국면에서는 충격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 AI 사이클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거나 수요·가격이 흔들리는 순간, 빠르게 올라간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되돌아갈 수 있다. 문제는 그 급락 충격이 주가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고용·내수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경제의 실질적인 성적표가 좋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각각 3.9%, 1.8% 줄었다. 투자는 미래로 뿌리는 씨앗인데, 이게 얼어붙으면 결국 성장의 기반이 약해진다. 소비가 버틴 것도 민간의 자생적 회복이라기보다 ‘재정의 착시’에 가깝다. 민간 소비는 고작 0.3% 늘었지만, 정부 지출이 0.6% 늘어나며 하락세를 막아줬다. 민간 경제 엔진이 식어가는 자리를 세금이 임시로 메우는 셈이다. 지수 상승을 곧바로 경제 체질 개선 신호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다.

‘실물의 균열’은 청년 고용에서 더 선명하다. 정부통계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고용률은 45.0%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청년층(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비율이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올라갔다고 지적한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쉬었음’ 청년 가운데 구직을 미룬 규모가 2019년 28만7000명에서 2025년 45만명으로 폭증했다는 점이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사다리 약화, 매칭 실패, 경력 형성 지연 등이 현실적인 벽으로 작동한다는 구조적 경고다. 코스피 5000이 그리는 미래와 청년 노동시장이 마주한 현실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수 중심 정책’의 유혹이다. 주가지수를 성과 지표로 삼는 순간, 정책은 단기적인 시장 부양에 치우치기 쉽다. 세제·규제 변경으로 단기 숫자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본 배분이 왜곡되고 위험 추구가 과열될 수 있다. 장기 투자를 장려한다며 위험자산 쏠림을 부추기거나, 경기 방어를 명분으로 단기 부양에 치중하면 잠재성장률은 오히려 떨어진다. ‘자본시장을 살린다’는 구호가 ‘빚투’나 테마주 쏠림으로 변질된다면, 조정 국면에서 충격은 고용과 내수로 전가된다.

주식시장 정상화는 자본조달 비용을 낮출 수는 있어도 혁신과 생산성을 대체할 수 없다.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뒤 남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과 경제의 성장여력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에 머무는 돈이 아니라, 그 자금이 기업의 설비투자·연구개발·인력에 흘러 들어가 생산성과 혁신으로 전환되는가다. 이를 위해서는 세제·규제 논쟁을 ‘완화냐 강화냐’로 단순화하기보다, 투자 유인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규칙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경쟁과 구조조정, 노동 이동과 재교육 같은 실물의 병목 현상을 함께 풀어야 한다. 반도체의 온기가 납품 업체로, 골목 상권으로, 청년 일자리로 퍼져나가야 한다.

코스피 5000은 도착지가 아니라 냉정한 시험대다. 시장과 실물 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것은 결국 기업의 성장과 생산성이다. 주가라는 ‘가격표’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고용이라는 ‘성적표’가 좋아질 때, 이 숫자는 의미있는 이정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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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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