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by아마빌레Apr 26. 2025
삶이란 결국 떠돌아다니는 영혼들에게 잠시 옷을 입혀서, 백 년 남짓 이 세상을 살아 볼 수 있는 이용권을 주는 거라 생각해.
우리가 놀이공원에 가면 최대한 뽕을 뽑으려고 무서운 놀이기구도 타고, 사진도 많이 찍고,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하잖아.
삶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같아. 어려운 것에도 도전해 보고, 이것저것 경험해 보면서 최대한 즐겁게.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말이야. 그들도 이 세상에 들어올 때 자기 이용권을 끊고 온 거니까, 우리가 그들의 시간을 빼앗을 권리는 없잖아.
그리고 놀이공원에서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잖아?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기대를 품고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 같아.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올 걸 알기에 묵묵히 기다리고, 그러다 보면 원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지. 물론 기대만큼 즐겁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생이 좋은 점은 그런 기회들이 계속해서 찾아온다는 거야. 얼마든지 다시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
좀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결국 삶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아온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종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제목의 마지막 편지를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공유했는데, 그 편지가 깊은 울림을 주었나 보다. 평소와는 다르게 긴 문자를 보낸다. 요즘 여러 가지 일과 앞으로의 일로 머리가 복잡했는지, 마치 본인에게 다짐하는 의지 같기도 하다.
요즘 오랫동안 나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한동안 잊히지 않는 분이 계시다.
넷플릭스 ‘어른 김장하’를 보며,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약업에 종사하며 돈을 벌었지만, 그는 그것이 병든 이들, 가장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기에 자신을 위해 쓸 수 없다고 했다. 번 돈을 꾸준히 사회에 환원하며, 단순한 기부를 넘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불평등과 경쟁이 심해진 지금, 그의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위안을 준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신 그분의 삶을 보며 성공이란 단순히 돈이나 지위가 아니라, 어떤 삶을 선택하고, 어떤 가치를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김장하 선생님에 이어, 이번에 교황님의 마지막 편지를 접하며 또 한 번, 하느님께서 어떤 메시지를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간. 감히 반의 반도 따라갈 순 없겠지만, 그분들의 정신만이라도 깊이 새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 서며 살아왔습니다.
그 모습이 '나'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 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고,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빠져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 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 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품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 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덜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제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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