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 여파는…"美 보편관세 부과로 韓 총수출 132억불 감소"
오정민 기자기자
입력 2025.02.09 14:54 수정2025.02.09 16:30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
중·캐·멕 타깃관세 이어 보편관세 부과 시 한국 총수출 1.9%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관세 전쟁' 포문을 연 가운데 미국이 10%의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이 지난해의 1.9% 규모인 132억4000만달러(약 19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발효한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3월로 유예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실제로 시행하고, 나아가 대선 캠페인 기간 거론한 보편관세까지 부과한다는 가정을 적용한 전망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대중국 10%포인트 추가 관세 부과(시나리오1) △시나리오1+대캐나다·멕시코 25%포인트 관세 부과(시나리오2) △시나리오2+보편관세 10%포인트 부과(시나리오3) 등 총 3단계로 나눠 미국의 관세 부과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한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국의 대세계 수출은 지난해보다 4억1000만달러(0.1%) 감소하게 된다. 시나리오1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8억1000만달러(0.6%) 감소하지만, 대미국 수출은 4억달러(0.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중국 추가 관세에 이어 오는 3월로 유예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포인트 관세까지 시행된다면(시나리오2) 한국의 대세계 수출 감소폭은 2억2000만달러(0.03%)로 예상된다.
사진=뉴스1시나리오1보다 시나리오2의 수출 감소폭이 작은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관세 부과 대상국들의 중간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중국(-6억8000만달러), 대캐나다(-2억6000만달러), 대멕시코(-12억4000만달러) 수출은 줄어든다"며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반사 이익으로 한국의 대미국 수출이 19억6000만달러로 증가하면서 대중국·캐나다·멕시코 수출의 감소분을 크게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중국·캐나다·멕시코에 대한 타깃 관세가 시행되고, 10%포인트의 보편관세까지 현실화할 경우(시나리오3)에는 한국의 대세계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미국·멕시코 수출이 10% 안팎의 큰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3 가정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대세계 수출은 132억4000만달러(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은 100억3000만달러(7.9%) 줄어들고, 대멕시코 수출도 15억7000만달러(11.5%) 감소할 전망이다. 대중국·대캐나다 수출 감소폭은 각각 13억달러(1.0%), 3억3000만달러(3.2%)로 추산했다.
다만 보편관세가 적용되더라도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폭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적은 편이란 평가다.
보편관세 적용 시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폭은 7.85%로, 최근 3개년(2022∼2024년) 미국의 수입 상위 30개국 중 칠레(-2.26%), 호주(-7.04%), 일본(-7.32%)에 이어 네 번째로 적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 추가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캐나다·멕시코와의 산업 경합 구조 등에 따라 각국의 대미 수출 영향이 달라진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수출 분야 중 미국에서 중국·캐나다·멕시코 제품과 경합도가 높은 수송기기(11억7000만달러)와 전기·전자 제품(5억5000만달러) 등은 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대미 반사이익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현재까지 언급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정국 관세 조치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이라면서도 "보편관세가 도입되는 시점이 수출 감소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민·관이 선제적으로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고 관세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관세 대상국은 EU"라고 밝히면서 주요 아시아 국가도 관세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나라의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식으로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 국가 중 대미 수출 흑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베트남이다. 다만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660억달러 흑자를 냈다. 전년 대비 146억달러(28.4%) 증가하며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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