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 비례선발' 도입하면… 서울 지역서 서울대 합격자 반토막
경남·전남 등은 2~3배 껑충
입력 2024.10.24. 12:17업데이트 2024.10.24. 14:30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모습 /뉴스1
한국은행이 제시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2024학년도 입시에 가상 도입해보니 서울 지역에서 서울대 합격자 수가 703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입시 경쟁 과열을 한국 사회 문제의 핵(核)으로 보고 이를 해결하려면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이 각 지역 학령인구 비율에 맞춰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4학년 입시 기준 전국 고3 학생 수는 39만4940명이고, 이중 서울대 합격자(최초합 기준)는 3685명이다. 24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2024학년도 입시 서울대 합격자를 각 지역 고3 학령인구 비율에 맞추는 식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대전·세종 등 3곳에서 서울대 합격자 수가 감소했다. 예컨대, 고3 학령인구 6만4608명인 서울 지역은 합격자 수가 1306명에서 603명으로 줄었다. 대전은 136명에서 114명으로, 세종은 70명에서 33명으로 감소했다.
나머지 지역은 모두 서울대 합격자 수가 늘었다. 경기(903명→989명), 대구(173명→176명), 인천(173명→210명), 부산(147명→206명), 경남(133명→248명), 충남(116명→163명), 경북(107명→186명), 광주(96명→121명), 충북(74명→114명), 전북(63명→142명), 전남(49명→131명), 강원(52명→109명), 울산(50명→87명), 제주(37명→54명) 등이다. 서울대가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2024학년도 입시에 전면 도입했다고 가정하면, 경남과 충북, 강원은 서울대 합격자 수가 약 2배, 전남은 무려 약 3배가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BOK 이슈노트’를 발간하며 사교육 부담 및 불평등 심화, 저출생 및 수도권 집중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과도한 입시 경쟁과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서울 부동산 수요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이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더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파격 제안은 교육계 화두가 됐다.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서울 학생에 대한 역차별” “학력 저하 초래” 등 이유를 든다. 반면 지역 균형 등 현행 입시 전형으로는 교육 문제 해소가 불가능하므로 지역별 비례선발제 같은 파격적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전형을 도입해야 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제도 도입에 대해 “현행 입시에서 (지역별 학생 수를) 할당이나 비례 형태로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 역시 “시기상조로 이미 학교추천전형과 같은 지역균형 전형이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서울대를 시작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가 도입되면 입시를 위해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열에서 파생해 고착화한 한국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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