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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에서 눈 돌리는 사우디가 울산에 9조 투자한 이유는

鶴山 徐 仁 2024. 6. 15. 11:03

조선경제

WEEKLY BIZ

석유에서 눈 돌리는 사우디가 울산에 9조 투자한 이유는

[WEEKLY BIZ] 고얄 맥킨지 시니어 파트너 "석유화학 제품 없으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 불가능"

홍준기 기자


입력 2024.06.13. 18:05업데이트 2024.06.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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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에서 근무하며 세계 화학, 에너지 산업을 분석해온 아비나시 고얄 시니어 파트너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석유의 역할은 줄어들더라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석유화학 제품은 필수재"라고 했다. /맥킨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있지만, 이러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석유화학 제품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석유제품은 되레 중요해졌다는 일견 모순된 주장을 하는 이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 화학 산업 분석을 총괄하는 아비나시 고얄 시니어 파트너 얘기다. 고얄 시니어 파트너는 WEEKLY BIZ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전기차나 풍력 발전용 터빈은 석유화학 제품 없이는 만들 수 없다”며 “연료로서 석유의 사용은 줄더라도 모든 석유 관련 제품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한국의 주요 수출품이기도 한 석유화학 제품은 앞으로도 충분히 쓸모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킨지에서 18년 동안 근무하며 화학 산업 외에도 에너지 산업 분석을 담당했던 그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석유화학 제품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김의균

◇”석유화학 제품 없으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 불가능”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석유’ 제품이 필요하다는 게 어색하게 느껴진다.

“석유화학 제품은 금속에 비해 가볍고, 다양한 모양으로 가공하기가 쉽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쓸 때 석유화학 제품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풍력 발전용 터빈의 날개를 만들 땐 에폭시 수지 복합체 혹은 에틸렌 기반 폴리에스터를 써야 한다. 태양광 발전용 패널을 만들 때에도 패널과 패널 사이에 끼워넣는 소재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필요한 또 다른 분야는.

“전기차 제작에도 많이 쓰인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전체 차체 무게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무거울 수 있다. 이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폴리이미드 같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쓰면 금속 부품을 대체해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처럼 열을 잘 견디면서도 가벼워서 전기차에 쓰기 좋은 소재다. 고급 IT 기기의 생산 과정에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석유화학 산업은 마치 ‘과거의 산업’으로 여겨지지만 앞으로의 기술 발전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해외 에너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나.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은 ‘석유에서 화학으로(oil to chemical)’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정유에서 석유화학 제품 생산으로 눈을 돌리는 차원이다. 예컨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자회사인 에쓰오일과 함께 울산 지역에 9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을 갖추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 기술 도입 등으로 고비 넘겨야”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어떤 상황인가.

“석유화학 제품은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2022년 기준 석유화학 제품이 전체 수출품 중 수출 금액 4위에 올랐다. 다만 높은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게 과제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2001~2019년 한국이 수출한 석유화학 제품의 절반이 중국으로 향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파라자일렌은 2022년 기준 8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이 크게 올랐다. 이에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한국의 상위 10개 기업의 2028년 생산시설 가동률은 2022년 대비 65%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이나 중동 국가와의 경쟁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석유화학 산업은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다. 한국 기업들은 울산, 여수, 서산 등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석유화학 제품은 많은 역할을 할 것이기에, 한국 기업의 생산 능력을 그대로 포기하는 건 아까운 일이다.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면 2025년 이후로는 석유화학 제품 생산 시설의 신규 확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의 문제가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처였던 중국의 과잉 생산에 따른 수출 부진이나 중동 기업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같은 일시적인 고비를 잘 넘기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가가치가 더 크고, 앞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는 석유화학 제품 위주로 생산량을 재조절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생산공정에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 시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면 설비종합효율(OEE·생산 시설의 가동시간과 품질, 생산 제품의 품질을 평가한 지표)을 개선할 수 있고, 유지 보수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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