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국화 옆에서/ 서정주

鶴山 徐 仁 2023. 12. 5. 19:27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