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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무역적자 벌써 100억달러, 이러다 심각한 상황 올 수도

鶴山 徐 仁 2023. 1. 25. 15:38

[사설] 새해 무역적자 벌써 100억달러, 이러다 심각한 상황 올 수도

 

조선일보


입력 2023.01.25 03:22

 

새해 들어 20일까지 무역 적자가 102억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한 달간 적자액 47억달러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세계 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하루 평균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34%나 급감했고, 대중국 무역 적자는 20일간 32억달러를 웃돌았다. 최대 수출 품목과 최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제 에너지값이 올라 전체 수입액은 9% 늘어났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월 100여 억달러씩 무역 적자를 낸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출 여건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자동차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유럽연합도 역내 생산 원자재를 쓴 제품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다. 최대 교역국 중국은 성장률이 3%대로 주저앉아 중국에 대한 수출이 급속히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연간 무역 적자액이 정부 전망치 26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해외 여행객이 폭증하고 있어 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친 경상수지마저 악화시키고 있다. 대규모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경상수지까지 적자 기조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환율 불안, 투자금 유출 등이 촉발되면서 진짜 경제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997년 외환위기도 경상수지 악화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 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을 비롯한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작년 한 해 2000억달러에 달했던 석유·석탄·가스 수입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 대책도 시급하다. 전기·가스 요금 현실화율을 높이는 등의 각종 에너지 소비 억제책이 진즉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작년 9월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은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무역수지 방어에 비상을 걸어도 모자랄 때인데 너무 한가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