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데, 더구나 우리 나라는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한 국가적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양성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오늘 날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깊이 생각해 보면 앞날이 그리 밝게만 보이질 않는 것도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고찰해 보면, 우리 나라의 교육이 개화의 흐름 속에서 한 때의 큰 과오를 지적할 수는 있을지라도 결코, 세계의 추세에 비하여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이 뒤쳐지고, 정책의 오류나 과오로 인하여 우왕좌왕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 데, 요즘 우리의 교육실태는 뿌리없이 세워 놓은 나무처럼 언제 쓰러질지도 모르는 생명력이 없는 모습입니다. 어느 누구도 원인이야 단순하게 언급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시급한 과제는 교육의 현실이 이를 한시도 방관할 수 없는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이라도 시급히 전반적인 교육문제를 종합적으로 집대성하여, 올바르게 분석하고, 판단하여, 현재처럼 교육정책이나 행정이 단기적인 안목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래저래 짜집기식으로 교육정책을 펴나가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다 신중하게 정책을 입안하여 시행함으로써, 보다 튼튼한 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물론, 나라마다 그 구성원의 특성과 자연환경, 역사적 전통, 그리고 사회적 속성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의 것이 가장 우수한 교육시스템이라고, 한 마디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고, 멘토르(mentor) 하기도 어렵고, 결과도 처음 예상과는 엄청나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겠지만 현시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만 하는 시대는 아니기에 교육선진국들의 여러 사례들을 수집하여 심도 있게 다각도로 분석하고, 우리의 것으로 재생한 후 때로는 부분적으로 접목을 시도해 본 후 점진적으로 확산해 나가는 등, 방법론 면에서도 이제는 성급함이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 미국도 죤 듀이라는 교육철학자의 영향에 힘입어, 한 때는 초중등교육에서 혼돈의 시대를 맞았었고, 급기야는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쏘아올렸던 인공위성의 소식에 놀라 사회적으로 당시의 교육문제가 큰 이슈로 등장하여 도마 위에 오른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날 우리의 교육은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에 너무나 과도하게 쏠림현상을 초래하는 상황이어서, 과연 이대로 미국에 편중하는 게 올바른 길인 가에 대한 문제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교육선진국이 또한 그 위상에 걸맞게 세계의 선진국이긴 하지만, 그와 같은 수준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선결조건들도 많았다는 점을 아울러 전제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볼 때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한 국가의 부나 국민소득이나 달라 보유고에 의해서, 그 국가의 국제적 위상이 제고 되는 것은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일 달러로 흥청거리는 중동의 산유국들 가운데 세계 일류국가가 단 한 곳이라도 있습니까? 돈이 많다고 선진화가 금방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한 국가의 위상과 교육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먹고 살기 위해서는 경제가 우선이라고들 하지만, 전제해야 할 것은 그 경제를 이끌어 갈 인재들은 어디서 나타나는 가 일 것입니다. 어느 날 저절로 경제가 부흥되고, 나라 살림살이가 부유해지는 게 아니지요. 그 저변에는 반드시 교육의 역할과 몫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국가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의 선진화는 필수적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교육에 문제가 있는 국가라고 하면 현재는 그런데로 잘 나가는 상황일지라도 미래는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은 뻔합니다. 이제 우리 나라도 과거 성취에 안주한다거나 설마하는 엉뚱한 망상으로 교육의 현실적 문제들을 더 이상 간과한다면 엄청난 난관을 스스로 자초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 아닌 가 고민해 볼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경제에 너무 편중된 사고로 인하여, 교육정책과 방향에 문제가 많다는 담론은 다수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제기 하면서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그냥 그럭저럭 변통해 나가며 지나칠 때는 이미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교육이 정치에 휘말려 갈팡질팡 한다든가 경제논리에 묻혀서 유야무야 되고 만다면 가슴을 치며 후회막급할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정경문제에만 매달리지 말고, 교육개혁에 심혈을 기울려야 할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우선 몇 가지 풀어야 할 접근 과제들을 제안한다면, 1945년 이후 미국의 영향 하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상황이나 현재도 미국의 세계적 위상에 의해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과도하게 일방적으로 치우치는 경향은 조금씩 그 방향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손자의 병법에 의하면, 전장에서도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하였지만 세계가 한 가족처럼 살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보더라도, 앞으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이스라엘, 네델란드 등의 교육시스템에 대하여도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싶고, 따라서 이 나라들로 해외유학생도 더 많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국가 대 국가로서는 국제적 정경관계를 비롯하여, 고려해야 할 여타의 다른 문제들은 차지하고라도, 미국은 우리가 교육적 차원에서 멘토하기에는 영국보다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며, 작지만 내실이 아주 강한 나라로 군림하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네델란드 또한 우리가 배울점이 참 많은 국가들 가운데 속한다고 생각됩니다. 초강대국 미국에 편중하고 있는 분들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한 가지는 미국의 유명 대학들을 선호하면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체를 보고 판단하지를 않고, 단편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농후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유명 대학은 매년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의 발표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가장 간단하게 스스로 판단하는 잣대는 관심있는 학교의 등록금을 타학교들과 비교해 보면 쉽게 그 결과를 어느 정도 가름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즉, 등록금이 비싼 학교가 상대적으로 좋은 학교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논리에도 맞는 것이지요.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산다고 해도 같은 종류라면 당연히 비싼 게 좋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값은 적게 치루면서 물건은 좋은 걸 내어놓으라고 떼를 쓰고 있지는 않은 가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나 하긴 세계 사람들 모두가 선망하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인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그 예산만도 연간 약 15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학부생의 수업료는 1인당 연간 약 3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 의한 수업료는 학교예산에 3분지 1 정도 수준이라고 합니다. 예산의 수입원을 보면 수업료가 약32%, 기금운용수익금에서 보조받는 것이 24%, 공공단체에서 받은 연구지원금이 22%이고 보니, 대학측에서는 수업료가 비싸다는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서, 대학이 제공하고 있는 각종 장학금, 시설사용료를 계산하면 학생들은 3만 달러를 내고, 4만 달러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하며, 학생 한 사람한테 매년 3천만 원이 넘는 각종 장학금을 주고 있으니, 인재(人材)가 자라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수 1만8천 여명(학부생은 6천6백여 명)에 교직원이 1만4천 명(교수는 2천여 명), 이들에 대한 인건비 지출이 전체 예산의 꼭 절반인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나라에서 명문이라고 하는 대학들을 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버드가 가지고 있는 5백40개 빌딩의 자산가치는 약40억 달러에 달하고, 연건평은 여의도의 약 3분의 2인 약60만 평이며, 용도별로는 기숙사, 강의실, 연구실, 도서관 순(順)으로, 무려 도서관이 90개나 되며, 총자산은 기금과 건물을 합쳐서 약 1백50억 달러인데, 도서관의 자료나 박물관의 소장품 가격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의 GNP에 육박하는 하버드의 이 자산은 학부 신입생들의 머리와 결합되므로써, 비로소 그 진가는 발휘되고 있으니, 하버드 학부 신입생들은 고교졸업생 5백 만 명중 최상층부에 속한 1천8백 명으로 보면 된다고 하며, 2000년 이후 신입생의 경우 평균 약 1만8천2백 명이 입학 신청을 하여,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신청자 중 1백64명은 미국판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1987년 이후 [USA 투데이]가 매년 선정한 최우수 교교졸업생 1백99명 중 1백1명이 하버드에 입학했고, 미국 대학의 명성을 상징하는 로드 장학생 선발수에 있어서도 하버드는 5년 연속 전국에서 일등을 차지하기도 했답니다. 또한, 존 아담즈, 존 퀸시 아담즈, 루더포드 B.헤이즈, 시오도어 루즈벨트, 플랭클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 등 7명의 대통령은 하버드를 거쳐간 대통령이며, 오는 20일에 취임하는 오바마는 하버드가 배출한 8번째 대통령이고, 하버드의 역대 교수진에서만 34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이제 우리 나라도 세계 수준에서 볼 때도 살 만큼 살고 있는 터이니, 과감하게 풀 것은 풀고, 지원 할 것은 지원해 주고, 지양해야 할 것은 지양해야지, 우물쭈물 시간만 끌면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는 실기하고 말지 않을 까 우려스럽습니다. 전제한 해외유학의 국가적 편향, 쏠림현상을 수정 방향으로 보완하는 대책은 물론이고, 국내적으로도 우후죽순으로 난립하여 교육의 질적 저하와 경쟁력을 떨어지게 하고 있는 대학들을 과감하게 정비하는 정책을 시급히 입안하여, 조속히 강력하게 시행함으로써, 질적으로 수준이 낮은 대학졸업생들을 양산하고 있는 수많은 대학들을 뿌리 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사학재단의 자체 개선을 기대하거나 대학의 자율권 보장만을 앞세워 방치할 단계는 벌써 지났다고 봅니다. 이로 인한 폐단이나 인적, 물적 자원의 손실 또한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할 것입니다. 근간 뉴스를 접하면서, 드디어 올 것이 오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있었으니, '대학 졸업=실업자'라는 결과를 낳고 있는 우리의 교육체제가 문제의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울 모 지자체에서 실시한 환경미화원 공채에 응시하여 그나마도 낙방한 K씨(37세)는 지방 국립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사람이었지만 그동안 공사장에서 막노동도 하고, 지금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일을 하다, 지난 12일 칼바람 부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실시한 환경미화원 시험에서, 20㎏짜리 모래주머니를 지고 50m를 죽을 힘을 다해 뛰었지만, 18초는 돼야 '안정권'에 들 수 있었으나 22초를 넘겨 낙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와는 다른 별개의 뉴스지만, 지난 8일 서울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L씨(45세)는 중·고등학교 때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다고 하며, 서울 K대 법대를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그는 줄곧 사법시험을 준비했으나 1차 시험에만 서너 차례 합격한 후 2차시험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형제들의 도움으로 25년간 놓지 않았던 사법시험을 접고, 최근에는 법무사 시험으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그는 꿈을 펴보지 못한 채, 결국 2평 크기의 쪽방에서 돌보는 이 없는 외로움 속에 숨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비단 언론에 의해 보도된 두 사람 사례를 두고서도 대학졸업생 대다수의 문제가 아닌 아주 제한적인 일부 개인에 한정된 사안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저변에는 전제한 우리 나라의 다수 대학들 특히 지방의 많은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과 극소수의 일부 학교를 제하면 거의 모든 초중등학교가 천편일률적(千籍一律的)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과과정에서 파생된 문제들이 낳은 병폐라고 여겨집니다. 초강대국 미국이 운영하고 있는 대학이 약 3천개 정도인데 비하여, 우리 나라에는 3백 개가 넘는 대학이 난립되어 있으니, 대학생 숫자가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배출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고, 국민들 가운데 대학 진학률이 83%를 넘는 수준입니다. 어쩌면 교육의 평등권이라는 면에서 볼 때는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대학에 진학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사회 같아 보이지만,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독일, 이웃 일본 등, 교육선진국들에서도 평균 대학 진학률은 60~70% 수준을 넘지 않는것을 보더라도 과대하게 비정상적이라는 측면이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나라는 연간 약 50여만 명에 이르는 졸업생들이 대학 문을 나서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는 상당수가 소위 저개발 국가에서나 중국 조선족들이 와서 일하고 있는 3D 업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체의 생산현장 같은 '거친 일자리'를 외면한 채, 공무원이나 공사나 대기업 등의 일자리에만 몰리다 보니 역설적으로 중소기업체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운 실정이고, 대학졸업 실업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의 교육에 대한 몫만 아니고, 우리 국민들도 인식의 전환을 가져와, 최상의 교육이라는 것은, 교육을 받음으로서, 보다 돈을 잘 벌고, 편안하게 사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생각하며, 이를 최우선 시하거나 이 방향으로 교육을 오도하지 말고, 저마다 타고난 자신들의 소질과 적성에 알맞는 교육을 통해, 진정으로 삶의 질을 높혀서,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가능한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맘 껏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미국이 중심이 되어 많은 나라들이 도입하고,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는 미국식 단선형의 단일체제로 이어지는 교육체제에서 탈피하여,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저마다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학교체제를 복선형의 체제나 절충형의 체제로 전환을 시도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해외유학선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국내 대학의 과감한 재정비가 시급한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생각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선진국들과 작지만 강한 나라들인 몇 개국을 멘토르(mentor)하고, 벤치마킹(Bench Marking) 할 필요성이 있다고 사료됩니다. 우리의 교육정책이 대수술을 거쳐야 할 시점은 이미 많이 늦었다고 생각되지만, 지금이라도 짜집기식 발상에서 벗어나 국민적 공감대를 우선 시 하되,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용단도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언제까지나 정치에 밀려서, 선거와 투표 수를 의식하여, 지체할 수만은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력이 풍부한 우리 민족을 이런 교육체제로 더 이상 우왕좌왕하게 하게 만들고, 계속 고통을 받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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