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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북핵 대비, 시간이 얼마 없다

鶴山 徐 仁 2022. 6. 8. 10:13

[태평로] 북핵 대비, 시간이 얼마 없다

 

김일성, 김정은 나이에 남침
핵 가지면 “사람 바뀐다”
‘정말 핵 쏜다’ 겁박하면
우리 국민은 어떻게 할까

 

안용현 논설위원


입력 2022.06.08 03:00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제 남한을 적화통일, 즉 남벌(南伐)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이 한·미를 동시 공격할 핵미사일을 갖게 되면 유사시 미국은 북의 핵 위협에 참전을 주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로(0)였던 남벌 가능성이 지금은 5~10%로 높아졌다”고도 했다. 정말일까.

 

김정은의 통치 모델은 김정일이 아니라 김일성이다. 아버지는 ‘고난의 행군’ 등에서 살아남으려고 한국에도 손을 벌렸다. 비루하다 여길 것이다. 반면 할아버지는 적화통일에 근접했을 뿐 아니라 중·소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북한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김정은이 종종 입는 흰색 원수복은 김일성이 ‘승전’이라고 주장하는 6·25 정전 서명 때 입었던 것과 같다. 6·25 남침 때 김일성이 38세, 올해 김정은이 같은 나이다.

북한의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김 위원장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2017.9.3/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근 김정은은 한·미 동시 공격용 미사일을 쏘고 있다. ICBM과 단거리 미사일을 섞어 발사하고, 한·미 연합군이 요격하지 못하도록 신형 미사일 8발을 4곳에서 나눠 쏘기도 했다. 7차 핵실험에서 실전용 전술핵까지 성공하면 북은 한·미를 동시 타격할 수 있는 핵 능력을 사실상 확보하게 된다.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뉴욕·LA를 희생할 수 있느냐는 의문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김정은도 핵을 쓰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안다. 그런데 ‘절대 무기’는 사람을 바꿔놓을 수 있다. 트루먼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 핵폭탄을 손에 넣었을 때 모습을 미국 관리는 “잘 익은 사과를 감춰놓은 소년 같았다”고 기억한다. 처칠은 “사람이 바뀌었다”고 했다. 김정은은 어떨까. 한국의 좌파 세력은 30년간 ‘북핵은 동족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해왔다. 그러나 김정은 남매는 지난 4월 한국을 상대로 ‘선제 핵 타격’을 공언했다. 이것이 본색이다.

 

지금 북한은 탱크를 굴릴 기름도 없다. 전투기 한 대 띄우기도 어렵다. 6·25식 남침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핵은 다르다. 한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하다는 재래식 탄두의 폭발력도 북한 핵탄두의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 김여정은 이미 한국군 전력을 “전멸” 운운하며 깔보고 있다. 김정은이 정말 핵을 쓸 것처럼 겁박하면 한국은 어떻게 할까. 좌파

 

세력은 북이 무슨 요구를 하든 ‘평화가 먼저’라며 들어주자고 할 것이다. 한국 여론은 분열된다. 문재인 정부는 김여정 하명이라고 대북 전단 금지법까지 만들지 않았나. 트럼프처럼 동맹을 하찮게 보는 미국 대통령이 다시 나올 수도 있다. 북핵을 억지할 핵우산 버튼은 미국에만 있다. 김정은은 핵으로 ‘한국 예속화’를 꿈꿀 것이다. 남벌 아닌가.

 

한미 동맹이 굳건하고 ‘북 비핵화 의지’ 같은 환상에만 빠지지 않으면 남벌은 헛꿈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 김정은은 핵을 움켜쥐고 훗날을 엿볼 것이다. 고위 탈북자는 “핵 낱개 판매로 대북 제재에서 벗어나 생존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트럼프 때 고철 수준인 영변 핵 시설만 내주고 제재 해제를 얻어내려 했다. 북이 보유한 핵탄두가 50기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에 ‘군축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북이 핵탄두와 ICBM 몇 기를 없앨 테니 미국은 제재를 풀고 주한 미군 철수 등을 하라고 할 것이다. 트럼프 같은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장단을 맞추면 국내 친북 세력은 ‘평화가 왔다’고 환호할 것이다. 김정은은 핵탄두 수십 기를 그대로 쥐게 된다. 악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과 대화하면서도 비상한 군사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