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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동훈, 검사 사직서 제출...“권력의 린치, 팩트와 상식으로 싸워”

鶴山 徐 仁 2022. 5. 15. 20:05

[단독] 한동훈, 검사 사직서 제출...“권력의 린치, 팩트와 상식으로 싸워”

 

김정환 기자


입력 2022.05.15 17:10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주 중 법무장관 자리에 임명될 예정인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가 지난주 말 법무부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서를 냈습니다”로 시작하는 내용의 A4용지 한장 분량 글을 올렸다. 그동안 검찰을 떠나는 검사들은 이프로스에 글을 올릴 때 대부분 문어체(文語體)로 썼지만 그는 이날 글에서 상당 부분에 구어체(口語體)를 섞어 썼다.

 

이 글에서 그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 검사가 된 첫날, 평생 할 출세는 그날 다한 걸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세금으로 월급 주는 국민을 보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검찰 조직을 의인화해서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러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 직업이 참 좋았습니다. 생활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밥 빌어먹기 위해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직업이라서요”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면서 “상대가 정치 권력, 경제 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다른 것 다 지워버리고 그것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그런 사건에 따르는 상수인 외압이나 부탁 같은 것에 흔들린 것 없었다”고 했다. 또 “덕분에 싸가지 없단 소릴 검사 초년 시절부터 꽤나 들었는데, ‘그런 거 안 통하는 애, 술자리도 안 오는 애’로 되니 일하기 편한 면도 있었다”며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 욕먹은 게 억울하지도 않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저는 단지 그 직업 윤리를 믿었다”고 했다. 그는 “찬찬히 돌아보면 한 번도 쉬운 적은 없었습니다만,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한 덕분이고, 무엇보다 운이 좋았다”며 “물론, 제가 한 일들이 모두 다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제가 그렇게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렇지만 제가 일해온 과정에서 상처 받았을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년여간 전 정부에서 여러 차례 좌천을 당한 경험 등도 사직의 글에 담았다. 한 후보자는 앞서 2019년 ‘조국 수사’를 지휘한 일로, 4차례에 걸쳐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그는 2020년 4월부터는 ‘채널 A 사건’으로 2년간 친정권 검사들이 지휘하는 검찰 수사팀의 수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수사팀이 12차례 ‘한동훈 무혐의’ 의견을 냈고, 결국 지난 4월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그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저는 제가 당당하니 뭐든 할 테면 해보라는 담담한 마음이었는데,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저는, 누가 ‘왜 남아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 남아 할 일이 있다’라는 대답을 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한 ‘할 일’이란 건,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 당하더라도 끝까지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그렇지만 검사의 일은 ‘what it is’ 못지않게 ‘what it looks’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고 했다.

 

글 말미에서 한 후보자는 “지금은 제가 했던 떠들썩했던 사건들보다, 함께 했던 분들이 떠오른다”며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그때 그때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어려울 때 저보다 더 마음 아파해주신 부산 고검 관사의 安(안) 여사님도 생각난다. 좋은 실무관님들, 수사관님들, 방호원님들, 행정관님들, 파견공무원님들, 검사님들과 일할 수 있어서 저는 참 좋았다”며 “인연이 닿지 않아 함께하지 못한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지난 2001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한 후보자는 2003년 불법 대선 자금 사건, 2006년 론스타 주가 조작 사건, 현대차그룹 비리 수사 등 굵직한 특별 수사를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발탁될 때 한 후보자는 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핵심 참모 역할을 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인 2019~2020년 ‘조국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 당시 정권 핵심 실세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를 지휘했다.

 


주간동아|주간 동아

“신기한 동기” “브라이트한 후배”… 한동훈 현상 들여다보니

 

 
입력 2022-05-28 10:42 업데이트 2022-05-28 10:43

이목 끈 법무장관 취임식… 뛰어난 ‘신언서판’ 강점
4월 15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동아DB]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게 이해되죠. 사법연수원 동기들도 항상 신기하게 생각했거든요. 일을 잘하는데 패션 감각도 좋고, 특별히 부족한 점이 없었으니까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A 변호사가 5월 25일 ‘주간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전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과거 또래 검사 사이에서도 한 장관은 눈에 띄는 스타일이었다고 A 변호사는 전했다. A 변호사는 “보통의 검사들이 권위적이거나 답답한 인상을 준다면 (한 장관은) 신세대 느낌이 있다”며 “검사로서 성과를 내왔는데 외모도 잘 꾸미다 보니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후배”
4월 13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오른쪽)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동아DB]
‘한동훈 현상’이 심상치 않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말과 행동은 물론, 패션부터 취미까지 다방면으로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5월 26일 기준 한 장관의 팬카페 ‘위드후니’는 가입자 수가 7300명을 넘어섰다. 한 장관의 취임식 영상 역시 조회수가 153만 회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61만 회)과 문재인 전 대통령(68만 회) 취임식 영상보다 조회수가 더 많다. 한 장관의 취임식 영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1400개)를 받은 댓글은 “장관 안 시켰으면 어쩔 뻔(했냐)”이다. 지지자들은 한 장관의 법무부 출근을 축하하고자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계단을 화환으로 채우기도 했다. 이러한 ‘팬덤 현상’에 우려 섞인 시선과 함께 “장관은 사실상 정치인이라서 대중의 평가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교차한다.

한 장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 꼽힌다. 특수통 검사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외모도 세련되고 말 또한 잘한다는 것이다. 그간 한 장관의 패션은 자주 이슈가 됐다. 그는 5월 17일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훈민정음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 주목받았다. 당시 한 장관의 넥타이에는 최초 훈민정음 문학인 ‘용비어천가’가 적혀 있었다. 이외에도 한 장관은 나토 스트랩 시계, 스카프 등 각종 패션 아이템을 매칭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듯한 엘리트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요소다. 한 장관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92학번)를 졸업했다. 배우자인 진은정 변호사 역시 현대고-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한 장관의 1년 후배다. 부부가 나란히 강남 8학군에서 서울대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다. 한 장관은 대학 4학년 때인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연수원(27기) 수료 후 공군 법무관을 거쳐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표 참조).

검사 한동훈은 ‘특수통’으로 대형 사건 수사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에서 기업 회계를 꿰뚫는 모습을 보이며 선배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로도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과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 등에서 낮은 연조에도 수사에 크고 작은 기여를 하며 조직에서 인정을 받았다. 한 장관과 함께 대선자금 수사팀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5월 26일 전화 통화에서 “막내인 한 장관이 유독 일을 잘해 수사팀을 이끌던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당시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으로 대검 파견)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좋아했다. 예의 바르면서 브라이트(bright)한 후배라 모두가 아꼈다”고 말했다. 그 덕에 한 장관은 검찰 내 중요 부서에 자주 불려 다녔는데, 이에 대해 동기들 역시 ‘본인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여기고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 장관은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부장검사를 지내며 동국제강 회장의 횡령·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했다. 여러 기업인의 구속을 이끌어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19년 7월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되면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해 최연소 검사장 타이틀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