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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도발 규탄”에 ‘한국만 침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야

鶴山 徐 仁 2022. 2. 7. 13:44

[사설] “北 도발 규탄”에 ‘한국만 침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야

 

조선일보


입력 2022.02.07 03:26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가운데)와 미국, 알바니아,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영국 대사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 트위터

 

 

유엔 안보리 8개 이사국과 일본이 5일 안보리 긴급 회의 직후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9국은 “북의 불법행위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발의 최대 피해 당사자인 한국 정부는 동참하지 않았다. 북한이 올 들어 우리와 미국을 겨냥해 역대 최다인 7차례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는데 또 침묵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지난달에도 두 차례 대북 규탄 성명을 냈다. EU와 독일·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릴레이 규탄에 나선 데 이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국 외교 장관들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엔 북한과 가까운 베트남·캄보디아도 동참했다. 중국·러시아를 뺀 세계 대부분 나라가 대북 규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세 번의 안보리 성명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 한·미·일 북핵 수석 대표 긴급 협의에서 미·일은 북 도발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비판했지만 정부는 조속한 대화 재개만 강조했다. 한·미·일 유엔 대사가 북 미사일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의 군사행동을 저지하겠다며 일본·호주와 연합 공중 훈련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불참했다.

 

정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조차 않았다. 매번 ‘유감’ ‘우려’만 표명하다 북한이 괌을 겨냥한 IRBM을 쏜 후에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통해 처음으로 ‘규탄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시기 북한의 연속 발사에 우려가 된다”고 했다. 안보가 걱정된다는 건지 선거가 걱정이라는 건지 알기 힘든 말이었다. 그러면서도 사우디·UAE에 대한 예멘 반군의 공격은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우리 군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과장됐다”고 축소하기 급급했다. 그러자 북한은 곧바로 속도가 마하 10으로 두 배 가까이 빨라진 미사일을 쏘았다.

 

2019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때도 유럽 6국은 규탄 성명을 냈지만 우리는 유엔에서 침묵했다. 작년 3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 미사일은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그런데 마치 남의 일인 양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대응한다. 이러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북 공조마저 하지 않으면 우리 안보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북한 위협에 눈감고 변호하기 바쁜 정부의 굴종적 행태는 이것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