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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86]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

鶴山 徐 仁 2021. 12. 28. 17:36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86]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2021.12.28 00:00

 

‘원하시는 바 다 이루시기를요’ 같은 덕담 소통의 빈도가 가장 올라가는 시즌이 요즘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입시, 취업, 승진 그리고 다양한 국가고시 등이 이 기간에 집중되다 보니 좌절의 고배를 마시는 이가 최대치인 시기이기도 하다. 사실 인생을 살면서 시기의 문제이지 고배는 모두 경험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니 빨리 툭 털고 일어나자’란 접근은 좌절을 겪는 마음 입장에선 썩 달갑지 않고 효과도 떨어진다.

 

고배를 마셨을 때 어떻게 내 마음을 가이드 해주면 좋을까. 우선 ‘위로’이다. 효과적 위로의 키워드는 친절, 이해, 용기이다. 친절은 따스한 공감 소통이다. 이해는 ‘공통된 인간성’이라 하여 꼭 내 잘못이 아니라 열심히 해도 인생에 굴곡과 좌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용기는 ‘파이팅’보단 ‘버텨볼까’가 좋다. 좌절로 지쳤을 때 상대방이 강하게 파이팅 해주면 어떠냐는 질문에 ‘패 버리고 싶다’란 격한 답을 들은 적도 있다. 왜 그럴까. 말의 언어가 마음에 닿을 때 원래 의미에서 변형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파이팅을 예로 들자면 내 마음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 말에 힘이 날 수도 있지만 좌절로 상심 중일 때 누군가가 너무 강하게 파이팅을 하면 ‘너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라는 압박으로 느껴지며 반발 심리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친구야 힘들지. 꼭 네 잘못은 아니야. 열심히 해도 인생이란 알고리즘엔 기본적으로 굴곡이 있잖아. 우리 함께 잘 버텨보자’가 좋은 위로의 예다.

 

스스로에게 위로의 키워드가 담긴 편지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좌절 초반엔 셀프 위로가 쉽지 않다.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그냥 운이 없었다는 식으로 공허한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주입하는 경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위로엔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 한 사람이라도 나를 잘 위로해 줄 사람과의 위로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데 좌절을 겪은 상황에서 위로의 친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평소에 서로를 위로할 공감 네트워크를 가꾸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위로 후에는 피드백과 조언을 해 줄 이가 필요하다. 왜 고배를 마셨는지 현 상황을 애정을 가지고 정확하게 이야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문제점에 대한 자기 인식이 결여되면 실수를 반복하기 쉽고 또 위로받을 상황이 된다. 조언도 양보단 질이 중요한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명의 조언은 과도한 정보가 입력되어 마음에 혼란만 줄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그 한 명을 평소에 확보하고 있느냐도 좌절 극복에 중요하다.

 

좌절은 쓰지만 누구나 경험한다. 스스로를 잘 위로하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것이 미래 성공에 있어 핵심 역량이 아닌가 싶다.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읽어주는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