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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FP·일본 전고체 진격… K배터리 흔들

鶴山 徐 仁 2021. 11. 1. 13:31

중국 LFP·일본 전고체 진격… K배터리 흔들

[Close-up]

 

류정 기자

조재희 기자


입력 2021.11.01 03:00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가 표준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서 미국·일본 기업이 한발 앞서 가면서 한국 배터리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LFP 배터리 생산과 전고체 배터리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래픽=이주희

 

 

◇테슬라 이어 벤츠도 “LFP 채택”

 

삼원계 배터리는 배터리의 용량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양극재를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중에서 3가지를 사용해 만든 것이다. 한 번 충전 시 LFP 배터리보다 더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니켈·망간 등의 가격이 급등하자, 리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철(ferro)과 인산염(phosphate)을 이용한 LFP 배터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자,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LFP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메르세데스 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2024년부터 소형·준중형 전기차 배터리는 LFP 배터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소형차는 장거리 대신 도심 출퇴근용으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행 거리가 400km 안팎만 돼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모든 차종의 기본(스탠더드)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과 포드 역시 LFP 배터리 사용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애플카를 개발 중인 애플도 초기부터 LFP 배터리 탑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LFP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LFP의 단점이었던 ‘에너지 밀도’를 보완하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이 모인 모듈, 모듈이 모인 팩으로 구성된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모듈 단계를 없애고 곧바로 배터리 셀을 팩으로 만드는 ‘셀투팩(cell to pack)’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공정 기술 개발로 배터리 탑재 공간이 15~20% 늘면서 LFP 배터리를 이용해도 소형차의 경우 주행 거리가 400km 이상 나오게 된 것이다.

 

LFP는 중국이 점유율 95%를 차지하는 배터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기업들도 LFP 생산 검토에 들어갔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최근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우선 적용하는 방향으로 LFP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 전쟁도 격화

 

미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전기차 배터리에선 양(+)이온과 음(-)이온이 이동하며 전기를 발생시킨다. 현재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통해 이온이 이동한다. 배터리 업체는 이를 고체로 대체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주행 거리가 900~1000km까지 가능하고 충격에 강하다는 게 무엇보다도 강점이다.

이 분야에선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앞서 있다. 1990년대부터 파나소닉과 함께 연구를 지속해온 도요타는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으며, 최근 시제품을 탑재한 전기차를 공개했다. 도요타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솔리드파워, 퀀텀스케이프, SES 같은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들도 2025~2026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자체 기술 연구와 스타트업 투자를 병행하며 쫓아가는 형국이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투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디에이고대와 전고체 배터리를 상온에서 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 등과 공동으로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