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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권 방송의 野 주자 공격, 언론 궤도 이탈했다

鶴山 徐 仁 2021. 7. 12. 08:56

[사설] 정권 방송의 野 주자 공격, 언론 궤도 이탈했다

 

조선일보


입력 2021.07.12 03:22

 

 

9일 저녁 MBC뉴스데스크 앵커가 "본사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을 검증하기 위한 취재 과정에서 취재 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과 방송을 하고있다./MBC뉴스데스크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논문을 검증하는 취재를 한다며 경찰을 사칭했다. 김씨의 지도교수가 살던 집을 찾아가 현재 거주자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이라며 “(지도교수가) 어디로 이사 갔느냐” “집 계약은 언제 했냐” “어느 부동산에서 (계약)했냐” 등을 캐물었다는 것이다. 취재 윤리 위반을 넘어 강요죄, 공무원 자격 사칭죄도 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불법 취재까지 동원한 정치적 편향성이 드러났다”며 MBC 기자 2명 등을 고발했다.

 

MBC는 “본사 취재진이 취재 과정에서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것이 확인됐다”면서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2명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했다. MBC는 그러나 “이번 취재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MBC는 채널A 기자가 윤 전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손잡고 금융 사기로 구속된 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씨 비위를 진술하라'고 강요했다는 보도를 했다. 사기 전과자이며 윤 전 총장을 비난하던 제보자가 채널A 기자와 만나는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보도가 나가기도 전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MBC 제보자의 변호사인 같은 당 황희석 최고위원이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간다”고 했다. 당시 권력 수사를 지휘하던 윤 총장과 측근이 채널A 기자와 공모했다는 얼개의 MBC 보도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검찰은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한 혐의를 공소장에 넣지도 못했다.

 

윤 총장과 채널A의 검언 유착이 아니라 권력의 ‘검언유착 조작'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것이고 MBC가 총대를 메고 거든 셈이 됐다. 그런 MBC가 이번엔 윤 전 총장 주변을 캐기 위해 경찰을 사칭하는 무리수를 뒀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말을 누가 믿겠나. 정권 편향 방송의 야권 대선주자 공격은 정상적 검증을 넘어 언론 궤도 이탈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