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사태 안보리 공동성명 도출 못해…中, “신장 문제제기 했던 미국의 위선”
[중앙일보] 입력 2021.05.17 15:21 수정 2021.05.17 15:25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개시된 후 8일째에도 이스라엘군은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한 공습을 이어갔다.
양측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못하며 중국은 “신장 사태 비판하던 미국의 위선”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건물에서 이스라엘 군의 폭격으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F=뉴스1]
유엔 안보리는 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중단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화상 공개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는 순전히 처참한 것”이라며 “(이대로 두고 볼 경우) 통제할 수 없는 안보‧인도적 위기를 부르고, 이 지역 전체의 극단주의를 조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토르 웬슬랜드 주유엔 중동 특사도 양측 피해 상황을 대조하며 “모든 당사자가 양보할 수 있도록 이제는 국제사회가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선 197명, 이스라엘에선 10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1400여 명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 사태 진정을 위해 외교적 관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다만, 지난 10일과 12일 두 차례 비공개회의에 이어 열린 첫 공개 긴급회의에선 공동성명 채택 등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진 못했다. 이스라엘 측과 팔레스타인 측 모두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데다, 이스라엘의 전통적 우방인 미국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며 손을 들어주면서다.
이날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하마스는 미사일을 보호하려고 아이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이 “각국이 이스라엘에 방어권을 거론해줄 때마다 (이스라엘이) 잠을 자고 있는 가족 전체를 계속 살해하도록 대담해지는 것”라고 응수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종료를 축하하는 무슬림 행사에 보낸 영상에서 “나의 행정부는 지속적 진정 상태를 위한 협력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지역의 다른 파트너들과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은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위로 발언은 하고 있지만 이번 주 내내 공동성명에 반대해왔다”고 전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긴장 완화에 있어 국제사회 대부분과 함께 안보리를 지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뉴시스]
이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감스럽게도, 단지 한 나라의 반대 때문에 안보리가 한목소리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마땅한 책임을 짊어질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무슬림 인권 보호를 주장했던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편, 이번 양측 간 분쟁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실각 위기 중 발생하는 등 내부정치 사정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 내각’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태 방관 비판이 나오는 미국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필두로 이집트·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 외교장관과 전화 회담을 가지는 등 해결책을 골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여성이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앞에서 절규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어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투입 등 확전을 막기 위해 요르단 국왕이 고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하셰미테 왕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으로 역사적으로 예루살렘 성지의 수호자 역할을 인정받아왔고, 동시에 압둘라 2세 국왕이 미국 조지타운대학원을 수료하는 등 오랜 기간 친미-친서방 노선을 유지해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팔 사태 안보리 공동성명 도출 못해…中, “신장 문제제기 했던 미국의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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