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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사설] ‘文 홍보’와 ‘실질 방역’ 중 어디에 중점 두고 있나

鶴山 徐 仁 2020. 12. 30. 06:47

[사설] ‘文 홍보’와 ‘실질 방역’ 중 어디에 중점 두고 있나

 

조선일보


입력 2020.12.30 03:24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백신 도입과 관련한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제약 회사 모더나의 최고경영자와 화상 통화에서 코로나 백신 2000만 명분을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초 확보하려 했던 분량보다 두 배로 늘리고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독자적으로 이번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나섰다”고도 했다. 그동안 백신 구매 결정과 계약은 질병관리청이 해왔다. 또 정세균 총리 주재로 코로나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백신 도입 문제를 논의해 왔다. 여기에 대통령이 나서 역할을 했다면 평가받을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백신 도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컸을 때 문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백신 도입의 최종 결정권자라고 했다. 책임은 정 청장에게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뒤늦게 백신이 추가 도입되자 가장 먼저 대통령 화상 통화 장면을 공개했다.

정부의 국정 성과는 결과로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 늦게라도 백신이 들어온다면 다행이고 국민이 그 성과를 인정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 정권은 그 자연스러운 평가를 기다리지 못한다. 대통령이 화상 통화로 백신 도입을 합의하는 장면을 홍보하는 나라가 또 있겠나. 한국은 세계 주요국 중 백신 확보가 가장 뒤처진 나라다. 정부 발표도 오락가락해 무엇을 믿을 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지금 정부는 ‘K방역'이란 말을 만들고 많은 국민 세금을 써서 이를 홍보하고 있다. 한국 방역은 철저히 마스크를 쓰는 국민의 덕이 가장 크다. 그런데 정부 역할을 광고하는 영상을 찍고 다큐멘터리까지 만든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터널 끝이 보인다”고 했을 때 실제 나라는 터널로 들어가고 있었다. 결과보다 홍보가 앞서가는 것은 방역이나 백신만이 아니라 부동산·경제·대북 정책 등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피로도 쌓이고 있다. 대통령 화상 통화 장면 보도에 “쇼 좀 그만하라”는 반응이 많다. ‘문재인 홍보'보다 ‘실질 방역'에 더 중점을 두라는 것이다. 지나친 홍보와 선전은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