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홍보 지나치면 탈이 난다
입력 : 2017.12.28 04:28
정부 운영 KTV가 문재인 대통령의 제천 화재 현장 방문을 홈쇼핑 형식으로 방송했다. KTV는 지난 26일 '정책 홈쇼핑K'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니 특별전'이라고 이름 붙여 문 대통령의 참사 현장 방문을 다뤘다. '이니'는 지지자들이 사용하는 문 대통령 애칭이다. KTV는 홈쇼핑 채널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화재 발생 22시간 만에 문 대통령 화재 현장 방문' '유가족 욕이라도 듣는 게 대통령 할 일'이라는 등의 문구를 내보냈다. 방송 중 화면 아래쪽에는 '톡 talk 쏘다 이벤트' '방송평 올리면 선물이 따라온다. 2만원 상당 모바일 상품권 증정'이라는 자막도 나왔다. KTV는 참사를 이런 식으로 대통령 홍보에 이용해도 되느냐는 논란이 일자 이 방송을 홈페이지에서 내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3일 문 대통령의 제천 방문 사진을 올리면서 "문 대통령의 숨소리에 울음이 묻어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또 울먹이십니다"라고 썼다. 뭐든지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 홍보에 지나칠 정도인 청와대는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해 주사를 맞았다'고 보도한 인터넷 매체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말이 수사 의뢰지 수사하라는 지시다. 청와대
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한 것은 맞지만 주사를 맞지는 않았다. 이 보도는 부정확하다. 부정확한 보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은 충분히 있다. 해당 매체에 정정 보도를 요청할 수도 있다. 청와대가 그런 통상 절차 없이 곧바로 수사를 지시하는 것 역시 지나친 처사다. 보도까지 수사해서 감옥에 넣겠다는 것인가. 홍보도 지나치고 싫은 소리에 대응하는 것도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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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7/20171227030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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