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부터 엿새에 걸쳐 진행되는 ‘불굴의 의지’ 훈련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실시된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제공하는 대표적인 핵우산인 10만3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CVN-76)을 투입했다. 로널드레이건함은 승조원만 5600여 명, 길이 약 333m, 갑판 면적은 축구장 3배 크기인 1만8210m²에 달하는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슈퍼호닛(FA-18) 전투기, 그라울러(EA-18) 전자전기, 헬기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중소 국가 전체 공군력에 맞먹는 전력 때문에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불린다. 미군은 로널드레이건함을 호위할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7척을 투입했다. 한국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200t급), 호위함인 경기함(2300t급)을 비롯해 유도탄고속함 등 함정 40여 척을 투입했다. 수중에 숨은 북한 잠수함을 잡을 해상초계기 P-3(한국 해군), P-8(미 해군) 등 대잠 전력과 한국 공군 주력 전투기 KF-16, 미 육군 아파치 헬기 등도 대거 투입됐다.
특히 한미는 이번 훈련 기간에 해군 함정에 장착된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유사시 북한 지휘부 시설 및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도 진행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북한에 경고했다. 7일 국정감사에서 대량응징보복(KMPR)을 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선제타격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과 달리 이순진 합참의장이 “선제타격이 아니다”라고 혼선을 빚었던 것을 정리한 셈이다.
또 이번 훈련에선 수중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 및 파괴하는 대잠수함전, 북한 전투기나 수송기를 함정의 함포나 미사일 등을 이용해 타격하는 대공전, 북한 잠수함이나 전투기가 한미 연합군의 핵심 전력인 핵추진 항공모함에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방어하는 항모호송작전, 북한 특수부대를 태운 공기부양정 등 후방으로 침투하는 특수전력을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한편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이 미군 전략폭격기 B-1B가 6, 7일 한반도 주변 상공을 비행했다고 8일 주장한 것에 대해 정부 소식통들은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사실이며 모의탄을 이용한 사격 훈련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과 21일 B-1B 두 대가 괌 앤더슨 기지에서 잇달아 전개된 데 이어 한 달간 세 차례나 B-1B가 한반도에 투입돼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특히 이번엔 북한 지휘부 시설 등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사격 훈련으로 강도 높은 응징 의지를 보여줬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