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고갈 위기 헬륨… 7년 쓸 가스田 찾았다
입력 : 2016.06.29 23:39
[英 연구진, 탄자니아에서 발견… "새 가스전 더 찾을 수 있을 것"]
끓는점이 섭씨 영하 268도
MRI·입자가속기 냉각제로 이용… 폭발성 없어 로켓 연료로 쓰여
수요 늘어 15년간 값 500% 올라 연구비 압박받는 과학자들 "풍선용 헬륨 사용 금지해야"
헬륨은 우주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수소 다음으로 많은 물질이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헬륨 가스전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과학계는 헬륨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며 반겼다. 우주에 그리 많은 헬륨이 왜 유독 지구에서는 품귀(品貴) 현상을 빚는 것일까.
◇이르면 2030년 헬륨 고갈 위기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 노르웨이 탐사업체 헬륨원은 지난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지구화학 국제학회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매장량 15억3000만㎥의 헬륨 가스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간 세계 헬륨 수요는 약 2억3000만㎥이다. 세계가 7년 가까이 쓸 수 있는 헬륨이 새로 발견된 것이다. 이번 탐사를 이끈 옥스퍼드대 크리스 밸런타인 교수는 이날 "헬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요소)"라며 "이번에 적용한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헬륨 가스전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2030년 헬륨 고갈 위기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 노르웨이 탐사업체 헬륨원은 지난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지구화학 국제학회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매장량 15억3000만㎥의 헬륨 가스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간 세계 헬륨 수요는 약 2억3000만㎥이다. 세계가 7년 가까이 쓸 수 있는 헬륨이 새로 발견된 것이다. 이번 탐사를 이끈 옥스퍼드대 크리스 밸런타인 교수는 이날 "헬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요소)"라며 "이번에 적용한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헬륨 가스전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6/29/2016062903867_0.jpg)
헬륨은 우주에 가득 있지만 지구에서는 이미 수십억 년 전에 대부분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지구에 남은 헬륨은 땅속에 있다. 헬륨은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이나 토륨이 핵분열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이 헬륨은 암석 결정 사이에 갇혀 있는데, 화산활동으로 엄청난 열이 발생하면 암석 밖으로 새어 나온다. 헬륨은 지하 빈 공간에 갇혀 있다가 우연히 천연가스에 섞여 채굴된다. 밸런타인 교수는 "지금 사용 추세라면 수요가 두 배 이상이 되는 2030년에서 2040년 사이 헬륨이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그 시기를 7년 정도 늦춘 셈이다.
◇MRI에서 입자가속기까지 두루 사용
헬륨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첨단 기술 현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계에서 쓰임새가 크다. 가장 큰 용도는 냉각제이다. 헬륨은 끓는점이 섭씨 영하 268.93도로 지구에서 가장 차가운 물질이다. 극저온 냉각제로 자주 쓰는 질소도 끓는점이 영하 195.79도에 불과하다. 병원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입자가속기처럼 극저온에서 작동해야 하는 자석이 있는 곳에서는 액체 헬륨 냉각제가 필수다. 연구진이 이번 탄자니아 헬륨 매장량을 MRI 120만대에 쓸 수 있는 정도라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헬륨은 폭발성이 없어 수소 대신 우주로켓의 연료로 쓰인다. 고압으로 연료탱크를 압축하거나 밸브를 작동하고, 엔진 내부의 이물질도 밀어낸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설비 냉각과 박막 증착에 사용된다. 아크 용접이나 화학물질 분석, 진공 상태 확인에도 쓰인다. 병원에서 공장, 실험실까지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곳이면 단골로 등장하는 기체이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지난 15년간 가격이 500%나 올랐다.
헬륨 가격이 오르자 당장 과학자들이 연구비 압박에 시달렸다. 이들은 헬륨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상의 낭비부터 줄이자고 주장했다. 헬륨은 파티의 단골 재료이다. 가볍고 폭발성이 없이 풍선을 띄우는 데 많이 쓰인다. 또 헬륨 가스를 흡입하고 목소리가 변해 웃음을 유발한다. 소리가 일반 공기보다 헬륨 기체에서 3배나 더 빨리 이동해 평소보다 높은 음이 나온다.
작년 영국 의학협회 학술대회에서 톰 돌핀 대변인은 "이렇게 귀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체를 아이들의 몇 분 놀이에 허비할 수 없다"며 풍선용 헬륨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1996년 헬륨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로버트 리처드슨 박사도 2012년 "헬륨 가스의 가치를 생각하면 풍선 가격이 개당 1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헬륨 가스전 발견은 단기적으로 헬륨 공급의 숨통을 틔워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가스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였다. 지금처럼 천연가스 채굴의 부산물이 아니라 독자적인 헬륨 시추가 가능함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MRI에서 입자가속기까지 두루 사용
헬륨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첨단 기술 현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계에서 쓰임새가 크다. 가장 큰 용도는 냉각제이다. 헬륨은 끓는점이 섭씨 영하 268.93도로 지구에서 가장 차가운 물질이다. 극저온 냉각제로 자주 쓰는 질소도 끓는점이 영하 195.79도에 불과하다. 병원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입자가속기처럼 극저온에서 작동해야 하는 자석이 있는 곳에서는 액체 헬륨 냉각제가 필수다. 연구진이 이번 탄자니아 헬륨 매장량을 MRI 120만대에 쓸 수 있는 정도라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헬륨은 폭발성이 없어 수소 대신 우주로켓의 연료로 쓰인다. 고압으로 연료탱크를 압축하거나 밸브를 작동하고, 엔진 내부의 이물질도 밀어낸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설비 냉각과 박막 증착에 사용된다. 아크 용접이나 화학물질 분석, 진공 상태 확인에도 쓰인다. 병원에서 공장, 실험실까지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곳이면 단골로 등장하는 기체이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지난 15년간 가격이 500%나 올랐다.
헬륨 가격이 오르자 당장 과학자들이 연구비 압박에 시달렸다. 이들은 헬륨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상의 낭비부터 줄이자고 주장했다. 헬륨은 파티의 단골 재료이다. 가볍고 폭발성이 없이 풍선을 띄우는 데 많이 쓰인다. 또 헬륨 가스를 흡입하고 목소리가 변해 웃음을 유발한다. 소리가 일반 공기보다 헬륨 기체에서 3배나 더 빨리 이동해 평소보다 높은 음이 나온다.
작년 영국 의학협회 학술대회에서 톰 돌핀 대변인은 "이렇게 귀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체를 아이들의 몇 분 놀이에 허비할 수 없다"며 풍선용 헬륨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1996년 헬륨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로버트 리처드슨 박사도 2012년 "헬륨 가스의 가치를 생각하면 풍선 가격이 개당 1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탄자니아 헬륨 가스전 발견은 단기적으로 헬륨 공급의 숨통을 틔워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가스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였다. 지금처럼 천연가스 채굴의 부산물이 아니라 독자적인 헬륨 시추가 가능함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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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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