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님만 '님' 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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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9 11:36
성직자와 호칭
일간지 종교담당 기자들이 자주 받는 '항의' 항목이다. 하긴 '님'이란 의존명사는 하느님, 하나님, 선생님 등에 붙여서 높임을 보여준다.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왜 하필 스님만 '님'인가 싶다. 하지만 목사, 신부의 호칭을 잘 들여다보면 이미 높임뜻이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목사(牧師)의 스승 사(師), 신부(神父)의 아비 부(父)가 그렇다. 그러면 왜 목사와 신부는 이미 스승과 아버지라는 뜻이 포함된 명칭을 갖게 됐을까?
우선 '신부'는 라틴어 'presbyter', 영어의 'Father'를 옮긴 것이다. 16세기 초 중국에 천주교가 전래될 당시부터 '신부'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펴낸 '천주교 용어 자료집'에 따르면 신부와 같은 뜻으로 자주 사용하는 '사제(司祭)'는 라틴어 'sacerdos', 영어 'priest'를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개신교 '목사'에 관해서 학계에서는 19세기 말 개신교 선교와 함께 들어온 단어로 본다. 교회사(敎會史) 전문가 서정민 일본 메이지학원대 종교사 교수는 "대개 개신교 용어의 번역 루트는 두 가지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 루트와 만주 루트다. 일본 루트는 개신교 선교 초기 로스 등의 선교사가 일본에 머물며 '한글 성경'을 만들면서 생긴 경로. 만주 루트도 마찬가지. 영어 'pastor'를 목자(牧者)가 아닌 '목사'로 번역한 용어가 등장한 것은 1880년대 후반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실제 목사가 안수된 것은 감리교 1901년, 장로교 1907년.
그러면 스님은 왜 '님'인가? 이에 대한 정설(定說)은 딱히 없다. 다만 승(僧)에 님을 붙여 '승님'으로 부르다가 좀 더 발음이 쉬운 '스님'으로 바뀌었다는 설, '스승님'이 '스님'으로 변했다는 설(說) 등이 있다. 고려 문종의 아들로 천태종을 세운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처럼 고려시대 국사(國師), 왕사(王師)도 스승이란 뜻이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스님에 '님'자 붙여 부르는 게 불만인 분이 계시다면 이래 보면 어떤가. '성철 스.' 아무래도 어색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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