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軍은 전투 능력을 갖춘 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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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7 03:05
지난 7일 NLL 남쪽에서 일어난 남북 교전(交戰) 때 해군 고속함은 포탄이 불발탄이 되면서 포신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몇 발 쏴보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나야 했다고 한다. 이런 태세로 북한 함정과 정식으로 맞붙었다가는 꼼짝없이 당해버릴 것이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 때 반격에 나선 해병대의 K-9 자주포 6문 가운데 작동되는 것은 3문뿐이었다. 군은 K-9이 분당(分當) 6발 사격이 가능한 세계 최고속 자주포라고 했었다. 6문의 자주포가 그 설명대로 성능을 발휘했다면 북한에 300여발을 쏠 수 있어야 했지만 실제 쏜 것은 80발뿐이었다.
수천억원을 들여 2007년부터 매년 한 척씩 도입한 1800t 규모 디젤 잠수함은 군이 "석유 수송로인 말레이반도 믈라카 해협까지 작전할 수 있다"고 큰소리친 무기다. 엔진을 움직이는 연료전지 성능이 최첨단이어서 10일 이상 물속에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밝혀진 걸 보면 이 세 척이 장착한 연료전지는 작년 6월까지 무려 195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작년 10월 겨우 결함을 바로잡을 때까지 5~6년 동안은 한반도 앞바다에서나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다. 알고 보니 잠수함 도입 때 연료전지 성능을 하루만 테스트해 놓고는 10을 곱해 10일의 연속 잠항(潛航)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에서 벌어지는 일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 밖에 9000억원이 투입된 최첨단 이지스함 율곡이이함의 어뢰 기만탄(欺瞞彈) 24발 중 18발이 작동 불능(不能) 상태였다. 2010년 이후 NLL 인근에서 작전을 벌이던 함정에서 레이더 고장이 80차례나 발생했다. 통영함의 수중탐지기는 2억원짜리가 서류 조작을 거쳐 41억원짜리로 둔갑해 납품됐다.
각 군은 매년 가을이 되면 서로 더 많은 예산을 가져가려고 경쟁을 벌인다. 부실·불량 무기들 사례 가운데는 문제가 있다고 엄살을 피워야 예산을 더 주는 비상식적인 예산 배분 방식 때문에 실제보다 과장돼 부각된 사례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별의별 황당한 일들이 다 벌어지고 있는 곳이 군(軍)이다. 군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국민이 의심하고 있는 이런 시기에 핵심 무기들이 작동하지 않거나 고장 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과연 군이 국민을 지킬 수 있는 것인지 불안감은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무슨 대책이라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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