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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부족 사태… 南은 "첨단무기로 대체" 北은 "女軍 늘려 보충"/ 프리미엄조선

鶴山 徐 仁 2014. 9. 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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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부족 사태… 南은 "첨단무기로 대체" 北은 "女軍 늘려 보충"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9.27 06:21

南北 모두 "군대 올 사람이 없다" 골머리 앓는데… 해법은 완전 딴판

北, 키 142㎝인 사람도 현역 입대
'고난의 행군' 겪으며 출산율 뚝 떨어져 뇌물이나 의사에게 돈 줘 빠져나가기도

身檢 기준 낮추고, 軍복무기간도 늘려… "총만 들 수 있다면 군대 보낸다는 심산"

南 "병력 결국 줄일 수밖에" 대책 안간힘… 저출산에 軍복무기간 줄어 상황 더 악화
병력 최대한 확보하려 웬만하면 현역 판정 "부사관 늘리고, 최첨단 무기체계로 개편"

南北 모두 '관심병사' 문제 부각… 예전 같으면 軍 면제·보충역도 현역 입대
南, 관심병사가 23%… 전투력 약화 우려 北선 먹을 것 없어 '식량 약탈' 사건 빈발

남북한이 점점 고갈되는 병역자원 문제로 똑같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병력 유지는 사활적(死活的)인 중요성을 갖지만 어느 사회도 저출산 등 시대적 흐름을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Why] 병력부족 사태… 南은
201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 여군들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 AP 뉴시스
  

 

사안이 심각해지자 남북은 올 들어 고육지책(苦肉之策)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데 그 방향이 완전히 딴판인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남한은 병력을 줄이는 대신 첨단 무기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쪽인 반면, 북한은 기존 병력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복무 기간을 늘리거나 여군을 더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남북한의 전투력의 무게 추는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가.

◇"北, 모든 여성의 의무 복무 추진"

요즘 북한에선 군 당국이 내년부터 모든 여성을 의무적으로 군 복무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 여성은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고 복무 기간은 7년이다. 현재 북한군에서 여군의 비중은 20% 정도인데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여군 비율이 4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여성들의 의무복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여성들의 반발이 거세 실제 이 제도가 도입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Why] 병력부족 사태… 南은
북한은 앞서 지난달 중순 20세 미만 여성과 25세 미만 남성 군 미필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신병 모집 활동을 벌였다. 올해 입대한 신입병사(초모생)에 대해 복무 기간을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씩 더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합격 기준도 갈수록 완화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키 150㎝, 몸무게 48㎏ 이상이어야 현역 군인이 될 수 있었는데 1994년 이 기준을 키 148㎝, 몸무게 43㎏으로 낮췄다. 최근에는 키가 142㎝인 사람도 현역으로 입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북한 소식통은 "한마디로 총만 들 수 있다면 이것저것 안 가리고 다 군대에 보내겠다는 심산"이라며 "자식을 군대 보내는 부모나 예전보다 더 오래 군에 있어야 할 젊은이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잇따라 병역제도를 손보는 건 병역 자원 부족 현상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1990년대 중반 수십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었고 당시 뚝 떨어진 출산율과 높은 영아사망률 등이 지금의 병역 자원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젊은 부부들도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 북한 사회의 병역 자원 감소는 장기적 추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선 요즘 한 가정에 자녀 한 명인 경우가 많고 아예 자녀가 없는 가정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녀를 많이 낳은 사람에게 '모성 영웅' 칭호를 붙여 선전하기도 한다.

북한 젊은이들이 예전과 달리 군 입대를 꺼리게 된 것도 중요한 사회적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에선 일단 군대에 들어간 뒤 노동당에 입당해야 출세 길이 열리고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괜히 군대에서 청춘 썩힐 일 없다"고 생각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 김모씨는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군대에 가지 않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며 "군 입대를 관장하는 군사동원부 간부에게 뇌물을 주거나 의사에게 돈을 줘 가짜 병력(病歷)을 만들어 내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군 입대 자원이 줄면서 일선 부대 중에선 적정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출신의 한 탈북자는 "보통 한 개 분대 병력 정원은 7~8명 정도인데 후방 군단에선 한 분대에 4~5명 정도만 편성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군 병력이 우리 군의 2배 수준인 120만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군인 수는 그보다 적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南, 병력은 줄인다. 대신 무기는 첨단으로

[Why] 병력부족 사태… 南은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 / 신현종 기자
  

 

우리 군은 지난 3월 군 병력을 현재 63만3000명에서 2022년 52만2000명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을 확정했다. 육군은 11만1000명을 줄이고 해군·해병대(7만명)와 공군(6만5000명)은 현 인원이 유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출산을 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풍토가 낳은 결과"라며 "군에 올 사람이 없으니 병력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군은 병역 자원 걱정은 안 했다. 1986년 징병 대상자는 44만5000명이었고 1993년엔 무려 46만1000명이나 됐다. 2003년에도 40만명에 달해 군대 갈 사람이 넘쳤다. 하지만 그 이후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징병 대상자는 해가 갈수록 줄었고 2010년엔 33만500명까지 떨어졌다.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해 충분한 대책 없이 군 복무 기간을 줄인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노무현 정부 때가 그랬다. 당시 군 안팎의 우려에도 24개월이던 병 복무 기간(육군 기준)을 18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강행했고, 이후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계기로 21개월로 동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군 당국은 최대한 병역 자원을 늘리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12년엔 경비교도를 폐지했고, 2016년 이후엔 의경·해경·의무소방원·산업기능요원 등도 없앨 계획이다.

북한과 비슷하게 현역 판정 기준도 완화하고 있다. 병무청은 1998년 신체등급 1~3급인 경우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만 현역으로 판정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신체등급 1~3급은 중졸 이상이면 모두 현역으로 판정하기 시작했고, 2012년부턴 이전까지 제2국민역으로 판정했던 중학교 중퇴 이하 학력자를 보충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관계자는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도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는 2022년이 되면 군에 갈 수 있는 사람이 23만3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입대 자원이 줄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은 현역으로 입영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없는 이상 젊은이 대부분이 군대에 가게 된다는 뜻이다. 전체 징병 대상자 중에서 현역 판정 비율은 1986년 51%에 불과했지만 1993년 72%, 2003년 86%까지 올랐고 작년엔 91%가 됐다. 이 수치는 2022년이 되면 98%가 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군 병력 감축 시대에도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사관을 지금보다 3만6000명 증원하고, 특히 스텔스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등 최첨단 무기 체계 위주로 군 구조를 개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사들 관리가 전투력을 좌우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병역 자원 고갈로 부각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전투력 약화를 지목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병역을 면제받거나 보충역 판정을 받을 사람들이 현역으로 대거 입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최근 부각됐던 '관심병사' 문제가 대표적이다. 군 자체 조사 결과 심리적인 문제가 발견된 경우에도 현역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육군만 봐도 현재 관심병사는 8만811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병력의 23.1%에 해당한다"며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면서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많아도 그 무기를 사용하는 군인들의 정신력과 신체적 능력, 사기, 동료의식 등이 부족하면 상대를 제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정성을 쏟아야 하는 병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먹는 데만 신경을 쓰는 병사는 북한판 '관심병사'로 취급받는다. 배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북한군 사정상 탈영·구타 등 군내 사고가 먹는 것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북한의 일선 부대 중에서는 농가를 약탈하는 등 식량을 '자체 조달'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북한 일각에선 여군이 너무 많아지면 실제 전투 상황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 등 성범죄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 군인 중에 먹을 것 찾아 헤매느라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주민들과 다툼이 벌어져 사기가 꺾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문제들이 결국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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