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1만원 넣으면 서울~대구 왕복 … 꿈의 연비 '리터카'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2014.09.27 01:23 / 수정 2014.09.27 01:26
고연비차 경쟁 붙는 파리모터쇼
르노 4인승 컨셉트카 '이오랩' 공개
경량화+하이브리드+공기저항 축소
작년 첫선 2인승 'XL1'보다 진일보
“1L짜리 페트병을 들고 편의점 가듯 주유소에 간다. 집에 와서 차에 경유 1L를 넣는다. 추가 주유 없이 10일간 왕복 10㎞인 회사를 출퇴근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1L의 연료로 100㎞를 갈 수 있는 ‘리터카’의 꿈을 실현한 차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이다.”
지난해 3월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야. 나는 이 기사의 주인공 XL1. 세상에 나온 지 벌써 1년6개월이 지났군. 그동안 월드 투어도 다녀왔어. 지난 2월에 한국도 갔지. 기름값 2만원이면 나를 타고 서울에서 일산까지 한 달을 출퇴근할 수 있다고 수군거리던 얘기가 생생해.
이렇게 불쑥 다시 찾아온 건 동생뻘 되는 친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해서야. 내가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데뷔를 한 것처럼 이번엔 프랑스 파리모터쇼(10월 2~19일)에서 베일을 벗는다는군. 나를 단번에 따라잡겠다고 나선 건 르노의 이오랩(EOLAB)이야. 아직은 전시용 차량인 컨셉트카지만 파리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을 차가 될 게 확실하지. 이오랩은 유럽 연비 기준으로 1L로 100㎞를 주행할 수 있어. 요즘 휘발유 값(24일 L당 평균 1806원)을 감안하면 1만원 정도면 서울~대구를 왕복(약 580㎞)할 수 있는 셈이지.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g. 100g 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축에 들어가니까, 말 그대로 친환경이지.
내가 놀란 건 이 차가 4인승이라는 거야.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차라는 의미지. 이 점에선 2명이 타는 나보다 한발 앞섰다고 할 수 있어. 문은 현대차 벨로스터처럼 3개만 있어. 앞자리는 양쪽에, 뒷자리는 한쪽만 있는 ‘2+1’식이지. 모터쇼 전에 살짝 공개된 내용을 보니 엔진은 1L짜리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달았더군. 최대 출력은 75마력이니 쉐보레 스파크보다 높지. 힘이 좋다고 하긴 어려워도 도심에서 타는 데 별문제가 없는 셈이야.
이 차가 1L로 100㎞를 가는 ‘리터카’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로 요약돼. 경량화·디자인·하이브리드. 차체를 가볍게 하는 건 이미 자동차업계의 대세지. 이오랩의 무게는 955㎏.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보다 무려 400㎏이나 가벼워. 소형차도 보통 1t이 넘기 마련인데 다이어트가 혹독했다는 얘기지. 탄소섬유나 마그네슘같이 비싸지만 가벼운 소재를 쓴 덕분이야. 아, 한국에서 반길 소식도 있어. 이오랩에 들어간 마그네슘 부품은 한국의 포스코에서 만든 재료가 사용됐어. 프랑스 유리 제조사인 세인트 고베인은 두께 3㎜의 특수유리로 차 무게를 줄이는 데 일조했지.
둘째 비결은 디자인이지. 내가 나왔을 때도 유선형의 돌고래를 담은 은빛 외모에 감탄하는 소리를 들었어. 하지만 리터카에서 디자인은 멋보다 공기저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해. 이오랩의 공기저항계수는 0.235cd. 이 수치가 적을수록 공기저항이 적은데, 일반적인 승용차는 0.35~0.45cd야. 0.235cd면 스포츠카를 뺨치지. 비밀 장치도 있어. 이 차는 속도가 올라가면 저항을 줄이기 위해 압축공기를 활용한 에어 서스펜션이 작동해 차체의 높이를 25㎜ 낮춘다고 해.
셋째 비결은 하이브리드야. 순수 엔진만으로 ‘리터카’를 만들긴 아직은 불가능해. 엔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가 필요한 거지. 그러니까 엔진에 전기 배터리·모터를 추가해 만든 합작품이 L당 100㎞의 연비라는 얘기야. 이오랩은 기름을 안 쓰고 전기에너지만으로 달려도 최대 시속 120㎞로 60㎞를 갈 수 있어.
르노 외에도 리터카에 도전하는 회사가 또 있어. 푸조와 시트로앵이야. 두 회사는 파리모터쇼에 2L로 100㎞를 가는 컨셉트카를 내놓을 예정이야. 1L로 100㎞ 가는 차 얘길 하다가 50㎞짜리 차를 얘기하니 시시할 수도 있는데, 절대 무시하지 마. 지난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 나온 신차(수입차 포함)의 평균 연비는 9.5㎞/L에 불과했거든.
우선 푸조의 컨셉트카 이름은 ‘하이브리드 에어 208(Hybrid Air 208)’.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이 차는 1.2L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짝지었어. 208은 지금도 L당 20㎞대의 연비를 자랑하는 차인데, 이걸 두 배 이상 늘렸어. ‘에어(공기)’라는 단어가 이름에 들어간 이유도 있어. 이 차는 전기배터리도 필요 없고, 공기로 모터를 돌려. 주행 중 공기를 유압모터로 압축해 차량 내 탱크에 쌓았다가 가속하면 공기 압력이 모터를 돌리는 거지. 이렇게 되면 엔진이 할 일이 줄어들면서 연료 소모가 줄어. 짧은 거리는 그냥 압축 공기의 힘으로도 갈 수 있다고 해. 물론 알루미늄 등으로 몸무게도 860㎏로 낮췄어.
시트로앵의 컨셉트카 ‘C4 칵투스(Cactus) 에어플로 2L’도 같은 원리야. 이 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데 82마력짜리 1.2L 3기통 가솔린 엔진과 압축 공기 시스템을 짝지었어. 저항이 작은 타이어, 알루미늄 차체, 자동으로 여닫는 공기 흡입구 등 깨알 같은 연비 향상 장치도 장착됐지.
사실 그동안 나 혼자 외로웠는데 이번 파리모터쇼는 ‘리터카’의 시대가 한발 더 다가온 걸 알리는 것 같아. 물론 아직 누구나 탈 수 있는 차는 아냐. 컨셉트카는 아직 가격을 말하긴 이르고, 이미 생산된 내 몸값은 1억6000만원 정도야. 그것도 유럽에서 250대만 한정 판매했어.
하지만 이미 많이 팔리고 있는 차 중에서도 가격 신경 쓰지 않고 작정만 하면 ‘리터카’에 근접할 수 있는 차는 있어. 도요타의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V)가 대표적이지. 이 차는 지난 7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L당 247㎞의 연비를 기록했어. 생활 속 주행은 아니고 ‘얼마나 적은 연료로 달릴 수 있나’에 초점을 맞춘 주행이었지만 평균 속력은 시속 60㎞를 넘었어. 운전을 한 자동차 전문 언론인인 조 클리퍼드는 “오르막이 없었다면 훨씬 높은 연비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어.
자동차업체가 이렇게 연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연비 차량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지. ‘카페’도 한몫하고 있어. 오해하지 마. 차 마시는 카페를 말하는 건 아니니까. 미국 연비 규제의 약칭이 카페(CAFE·Corporate Average Fuel Efficiency)야. 카페는 자동차업체별로 평균 연비를 계산해 목표를 못 채우면 벌금을 물리지. 2020년 목표가 44.2mpg(갤런당 마일)이니까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평균 30% 이상을 줄여야 해. 만만치 않은 부담이지. 리터카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 게다가 프랑스 정부는 2020년까지 L당 50㎞를 가는 차를 만들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어. 르노·푸조 등 프랑스 브랜드가 리터카에 적극적인 배경이지.
어떤 이유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선 단 1L의 기름으로 더 먼 거리를 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곧 합리적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는 날도 올 거야. 어쩌면 주유소 사장님은 미리 준비를 해야 할지 몰라. 생수 팔 듯 기름을 1L씩 병에 담아서 파는 일 말이야.
김영훈 기자
사진 설명
10월 2일 개막하는 파리모터쇼에 선보일 초고연비 차량들. ① 르노 이오랩. ② 푸조 하이브리드 에어208. ③ 시트로앵 C4칵투스 에어플로 2L. ④ 폴크스바겐 XL1. ⑤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 각 업체]
[S BOX] 연비, 새 차 아닌 3000㎞ 이상 달린 차로 실험실서 테스트
공인 연비 측정의 핵심은 ‘동일 조건’이다. 이 때문에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실험실에서 연비를 잰다. 굽은 길, 언덕, 급제동 등이 있는 실제 주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다.
연비 측정에는 3000㎞ 이상 달린 차를 이용한다. 갓 나온 차가 아닌 길들인 차를 쓰는 것이다. 해당 차량은 25도에서 12~36시간을 보관한 후 테스트한다. 엔진 온도가 낮으면 연비가 낮게 나온다. 차는 실험실에서 러닝머신을 뛰듯 주행한다. 이때 바람, 노면 마찰 등을 감안해 차가 일정한 저항을 받도록 미리 세팅한다.
연비 측정을 위한 주행은 전문 운전자가 정해진 주행 시나리오에 따라 한다. 도심 주행은 17.85㎞를 평균 34.1㎞/h로 달리는 방식으로 잰다. 최고 속도는 시속 91.2㎞, 정지 횟수는 23회, 시험시간은 2477초다. 고속도로 주행은 총 주행거리 16.4㎞, 평균 속도 78.2㎞/h, 최고 속도 96.5㎞/h로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른다. 총 시험시간은 765초다. 이렇게 나온 측정값은 에어컨, 급가속 등의 상황을 감안한 산식에 따라 보정한다. 최종적으로 도심 주행 측정값을 55%, 고속도로 주행 측정값을 45%씩 반영해 공인 연비를 확정한다.
박성우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팀장은 “한국의 연비 측정 기준은 미국식에 가깝고, 유럽·일본에 비해선 까다롭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L당 100㎞를 간 ‘리터카’를 한국에서 측정하면 연비가 100㎞/L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야. 나는 이 기사의 주인공 XL1. 세상에 나온 지 벌써 1년6개월이 지났군. 그동안 월드 투어도 다녀왔어. 지난 2월에 한국도 갔지. 기름값 2만원이면 나를 타고 서울에서 일산까지 한 달을 출퇴근할 수 있다고 수군거리던 얘기가 생생해.
이렇게 불쑥 다시 찾아온 건 동생뻘 되는 친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해서야. 내가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데뷔를 한 것처럼 이번엔 프랑스 파리모터쇼(10월 2~19일)에서 베일을 벗는다는군. 나를 단번에 따라잡겠다고 나선 건 르노의 이오랩(EOLAB)이야. 아직은 전시용 차량인 컨셉트카지만 파리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을 차가 될 게 확실하지. 이오랩은 유럽 연비 기준으로 1L로 100㎞를 주행할 수 있어. 요즘 휘발유 값(24일 L당 평균 1806원)을 감안하면 1만원 정도면 서울~대구를 왕복(약 580㎞)할 수 있는 셈이지.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g. 100g 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축에 들어가니까, 말 그대로 친환경이지.
이 차가 1L로 100㎞를 가는 ‘리터카’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로 요약돼. 경량화·디자인·하이브리드. 차체를 가볍게 하는 건 이미 자동차업계의 대세지. 이오랩의 무게는 955㎏.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보다 무려 400㎏이나 가벼워. 소형차도 보통 1t이 넘기 마련인데 다이어트가 혹독했다는 얘기지. 탄소섬유나 마그네슘같이 비싸지만 가벼운 소재를 쓴 덕분이야. 아, 한국에서 반길 소식도 있어. 이오랩에 들어간 마그네슘 부품은 한국의 포스코에서 만든 재료가 사용됐어. 프랑스 유리 제조사인 세인트 고베인은 두께 3㎜의 특수유리로 차 무게를 줄이는 데 일조했지.
둘째 비결은 디자인이지. 내가 나왔을 때도 유선형의 돌고래를 담은 은빛 외모에 감탄하는 소리를 들었어. 하지만 리터카에서 디자인은 멋보다 공기저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해. 이오랩의 공기저항계수는 0.235cd. 이 수치가 적을수록 공기저항이 적은데, 일반적인 승용차는 0.35~0.45cd야. 0.235cd면 스포츠카를 뺨치지. 비밀 장치도 있어. 이 차는 속도가 올라가면 저항을 줄이기 위해 압축공기를 활용한 에어 서스펜션이 작동해 차체의 높이를 25㎜ 낮춘다고 해.
셋째 비결은 하이브리드야. 순수 엔진만으로 ‘리터카’를 만들긴 아직은 불가능해. 엔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가 필요한 거지. 그러니까 엔진에 전기 배터리·모터를 추가해 만든 합작품이 L당 100㎞의 연비라는 얘기야. 이오랩은 기름을 안 쓰고 전기에너지만으로 달려도 최대 시속 120㎞로 60㎞를 갈 수 있어.
르노 외에도 리터카에 도전하는 회사가 또 있어. 푸조와 시트로앵이야. 두 회사는 파리모터쇼에 2L로 100㎞를 가는 컨셉트카를 내놓을 예정이야. 1L로 100㎞ 가는 차 얘길 하다가 50㎞짜리 차를 얘기하니 시시할 수도 있는데, 절대 무시하지 마. 지난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 나온 신차(수입차 포함)의 평균 연비는 9.5㎞/L에 불과했거든.
우선 푸조의 컨셉트카 이름은 ‘하이브리드 에어 208(Hybrid Air 208)’.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이 차는 1.2L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짝지었어. 208은 지금도 L당 20㎞대의 연비를 자랑하는 차인데, 이걸 두 배 이상 늘렸어. ‘에어(공기)’라는 단어가 이름에 들어간 이유도 있어. 이 차는 전기배터리도 필요 없고, 공기로 모터를 돌려. 주행 중 공기를 유압모터로 압축해 차량 내 탱크에 쌓았다가 가속하면 공기 압력이 모터를 돌리는 거지. 이렇게 되면 엔진이 할 일이 줄어들면서 연료 소모가 줄어. 짧은 거리는 그냥 압축 공기의 힘으로도 갈 수 있다고 해. 물론 알루미늄 등으로 몸무게도 860㎏로 낮췄어.
시트로앵의 컨셉트카 ‘C4 칵투스(Cactus) 에어플로 2L’도 같은 원리야. 이 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데 82마력짜리 1.2L 3기통 가솔린 엔진과 압축 공기 시스템을 짝지었어. 저항이 작은 타이어, 알루미늄 차체, 자동으로 여닫는 공기 흡입구 등 깨알 같은 연비 향상 장치도 장착됐지.
사실 그동안 나 혼자 외로웠는데 이번 파리모터쇼는 ‘리터카’의 시대가 한발 더 다가온 걸 알리는 것 같아. 물론 아직 누구나 탈 수 있는 차는 아냐. 컨셉트카는 아직 가격을 말하긴 이르고, 이미 생산된 내 몸값은 1억6000만원 정도야. 그것도 유럽에서 250대만 한정 판매했어.
하지만 이미 많이 팔리고 있는 차 중에서도 가격 신경 쓰지 않고 작정만 하면 ‘리터카’에 근접할 수 있는 차는 있어. 도요타의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V)가 대표적이지. 이 차는 지난 7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L당 247㎞의 연비를 기록했어. 생활 속 주행은 아니고 ‘얼마나 적은 연료로 달릴 수 있나’에 초점을 맞춘 주행이었지만 평균 속력은 시속 60㎞를 넘었어. 운전을 한 자동차 전문 언론인인 조 클리퍼드는 “오르막이 없었다면 훨씬 높은 연비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어.
자동차업체가 이렇게 연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연비 차량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지. ‘카페’도 한몫하고 있어. 오해하지 마. 차 마시는 카페를 말하는 건 아니니까. 미국 연비 규제의 약칭이 카페(CAFE·Corporate Average Fuel Efficiency)야. 카페는 자동차업체별로 평균 연비를 계산해 목표를 못 채우면 벌금을 물리지. 2020년 목표가 44.2mpg(갤런당 마일)이니까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평균 30% 이상을 줄여야 해. 만만치 않은 부담이지. 리터카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 게다가 프랑스 정부는 2020년까지 L당 50㎞를 가는 차를 만들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어. 르노·푸조 등 프랑스 브랜드가 리터카에 적극적인 배경이지.
어떤 이유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선 단 1L의 기름으로 더 먼 거리를 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곧 합리적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는 날도 올 거야. 어쩌면 주유소 사장님은 미리 준비를 해야 할지 몰라. 생수 팔 듯 기름을 1L씩 병에 담아서 파는 일 말이야.
김영훈 기자
사진 설명
10월 2일 개막하는 파리모터쇼에 선보일 초고연비 차량들. ① 르노 이오랩. ② 푸조 하이브리드 에어208. ③ 시트로앵 C4칵투스 에어플로 2L. ④ 폴크스바겐 XL1. ⑤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 각 업체]
[S BOX] 연비, 새 차 아닌 3000㎞ 이상 달린 차로 실험실서 테스트
공인 연비 측정의 핵심은 ‘동일 조건’이다. 이 때문에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실험실에서 연비를 잰다. 굽은 길, 언덕, 급제동 등이 있는 실제 주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다.
연비 측정에는 3000㎞ 이상 달린 차를 이용한다. 갓 나온 차가 아닌 길들인 차를 쓰는 것이다. 해당 차량은 25도에서 12~36시간을 보관한 후 테스트한다. 엔진 온도가 낮으면 연비가 낮게 나온다. 차는 실험실에서 러닝머신을 뛰듯 주행한다. 이때 바람, 노면 마찰 등을 감안해 차가 일정한 저항을 받도록 미리 세팅한다.
연비 측정을 위한 주행은 전문 운전자가 정해진 주행 시나리오에 따라 한다. 도심 주행은 17.85㎞를 평균 34.1㎞/h로 달리는 방식으로 잰다. 최고 속도는 시속 91.2㎞, 정지 횟수는 23회, 시험시간은 2477초다. 고속도로 주행은 총 주행거리 16.4㎞, 평균 속도 78.2㎞/h, 최고 속도 96.5㎞/h로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른다. 총 시험시간은 765초다. 이렇게 나온 측정값은 에어컨, 급가속 등의 상황을 감안한 산식에 따라 보정한다. 최종적으로 도심 주행 측정값을 55%, 고속도로 주행 측정값을 45%씩 반영해 공인 연비를 확정한다.
박성우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팀장은 “한국의 연비 측정 기준은 미국식에 가깝고, 유럽·일본에 비해선 까다롭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L당 100㎞를 간 ‘리터카’를 한국에서 측정하면 연비가 100㎞/L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國際.經濟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세 경쟁과 조세 수렴/ 정규재tv (0) | 2014.10.01 |
---|---|
자영업 대책, 시장의 갈등이여! 1 / 정규재tv (0) | 2014.09.27 |
삼성전자와 현대車 생산성-임금 비교해보니/ 동아일보 (0) | 2014.09.26 |
진행 돕는 2만명 가슴에 361˚… 인천 점령한 중국 옷/ 중앙일보 (0) | 2014.09.17 |
[J Report]중국이 한국을 추격한다? 중관춘을 가보라/ 중앙일보 (0) | 2014.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