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권은희 공천은 거짓과 술수로 얼룩진 한국 정치의 단면이다. 권(權)씨는 지난 대선 기간 불거진 국정원 댓글 의혹 관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축소·은폐 수사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자이다. 權씨는 자신의 상관인 金 前청장을 정조준 했지만, 1심 2심 재판부 모두 金 前청장에게 무죄(無罪)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權씨 진술이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믿기 어렵다”고 했고 2심 재판부도 “다른 증인들의 증언과 객관적 사실을 배척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權씨는 경찰 측 17명 증인과 배치된 주장을 했었고 법원은 이런 權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 즉 허위(虛僞), 과장(誇張) 또는 (백보양보해 그의) 오해(誤解)임을 밝혀낸 것이다.
‘1년 넘게 온 나라를 뒤흔든’ 權씨의 소위 양심선언 이후 경찰 안팎에선 ‘야당의 공천을 받으려는 돌출 행동’ ‘정치적 배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權씨는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6월30일 경찰을 떠날 때도 “가을 학기부터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6월30일, 이날은 權씨의 총경 승진 탈락 5개월 뒤이자 재·보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權씨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정치적 고려나 정파적 영향에 휘둘리지 않았고 오직 양심에 따른 것인 양 행동해왔다. 그러던 權씨가 경찰을 떠난 지 20일 만에 새민련 강세인 광주에서 공천을 받았다. 증언의 정당성과 순수성은 땅에 떨어졌다. 權씨가 출세를 위해서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해온 것이란 설(說)도 추인된 셈이다. 온 나라가 한 여성의 야심에 휘둘려 온 것이란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새민련 의원 상당수도 權씨의 공천은 “야당의 국정원 댓글 의혹 주장의 진정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당 내 한 중진은 “광주 이외 지역에서는 ‘대선불복’논란이 일며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세는 거세졌다. “權씨의 폭로가 양심선언이 아닌 공천을 받기 위한 정치적 뒷거래였음이 명백해졌다(민현주 대변인)” “근거 없는 사실을 폭로해 자기가 몸담은 조직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사람에게 공천을 준다는 것은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조해진 비상대책위원)” “이제 조직 내의 조그만 허물도 과장해서 출세하려는 공직자가 야당 문전에 줄을 설 것이다. 이제 누가 權 前과장의 허위주장을 책임져야 하나(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등
살인(殺人)을 교사한 혐의로 구속된 시의원, 자살(自殺)로 마감한 철도공단 이사장, 유병언의 돈, 꿀을 먹고 벙어리가 된 정치인들, 한국 정치 참담한 민낯에 어울릴 또 하나의 사건이 ‘광주의 딸’ 광주 공천이다.
새민련의 자충수가 거듭되면 새누리의 갱신(更新)과 개혁(改革)도 요원해진다. 보수층의 불안감을 인질 삼은 짝퉁보수 새누리의 탐욕과 교만도 계속될 것이다. 누가 누가 더 못하나 ‘똥볼차기 식’ 정치가 혼란만 키운다. 대안세력(代案勢力)은 역사의 대세가 되고 있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