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軍事 資料 綜合

문근식의 SubmarineWorld

鶴山 徐 仁 2013. 11. 4. 17:08

국방일보

 

 

 

문근식의 SubmarineWorld<55>원자력 잠수함은 강대국의 전유물인가(3)

 

“원샷 올킬의 비수… 내 조국 지킬 최종병기”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탄도 유도탄으로 순식간에 상대 수뇌부 타격 강대국 틈새 한반도 평화 지키는 최선의 길

잠대지 미사일은 육상의 주요 시설물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 탄두가 커야 한다. 이러한 대형 탄두를 싣기 위해서는 함정이 커야 하고 큰 함정은 디젤 엔진으로 추진하기에 힘이 약하다. 사진은 잠대지 미사일을 싣고 다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러시아의 라다급 잠수함 B-585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 Peterburg). 출처: Wikimedia Commons


 

국제시장에서 상용으로 거래되는 우라늄 농축도 20% 미만의 핵연료를 사용해 추진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프랑스의 루비급 원자력 잠수함(S601). 출처 Wikimedia Commons

국제시장에서 상용으로 거래되는 우라늄 농축도 20% 미만의 핵연료를 사용해 추진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프랑스의 루비급 원자력 잠수함(S601). 출처 Wikimedia Commons


 

 ▶‘디젤 잠수함과 원자력잠수함의 차이’(계속)

 ●디젤 잠수함은 첩보수집 및 감시 작전 임무 수행에 제한점 많아

 잠수함의 장점은 평시에도 보이지 않게 적 해역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나라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고급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 시 적 핵심부를 타격하기 위해 잠수함이 적 해역이나 적 잠수함에 접근하는 것은 잠수함 세계에서는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으로는 이러한 상식에 속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도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수중에서 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은 데다가 설사 추적해야 할 목표, 예를 들어 매우 중요한 적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나 수상전투함을 포착했다고 해도 이를 추적할 만한 속도를 낼 수 없고, 추적한다고 해도 수중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설사 운이 없어서 적에게 발각된다 해도 원자력 잠수함은 적이 대응하기 위해 상부와 연락을 취하는 사이에 빠른 속도로 안전한 해역으로 탈출할 수가 있다. 그러나 디젤 잠수함으로는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1950년대 미국의 디젤 잠수함이 소련 영해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다가 발각돼 소련 영해에서 부상하는 바람에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당시 미국 잠수함이 발각된 이유는 디젤 잠수함의 특성상 스노클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현장에서 이탈해 도망가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은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의 해역에 디젤 잠수함을 투입하는 것을 포기했고, 그 이후부터 원자력 잠수함만으로 감시임무를 수행했다.

 ●디젤 잠수함에 잠대지 유도탄 탑재 잠수함은 세계적으로 몇 척 안 돼

 잠대지 유도탄으로 적의 육상 핵심 시설을 공격한 후에도 마찬가지로 위치가 노출되면 위협 현장에서 탈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재 디젤 잠수함에 잠대지 유도탄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은 러시아의 라다(Lada)급 잠수함, 중국과 인도가 보유한 러시아제 킬로(Kilo)급 잠수함, 그리고 중국에서 자체 건조한 골프(Golf)급 유도탄 시험발사 전담함 등 26척에 불과하며, 이는 전 세계 디젤 잠수함 473척 중 5%에 불과하다. 우리 214급 잠수함도 잠대지 유도탄을 탑재하고 있으나 이는 운용 능력 습득을 위한 단계이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대지 유도탄은 대부분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추세다. 원자력 잠수함은 적에게 발각되면 20노트의 속도로 1시간만 달리면 위협 환경을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은 20노트로 1시간을 달리면 축전지가 완전히 방전돼 물 위로 올라와 ‘나 여기 있소’ 하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 잠대지 유도탄을 발사할 정도의 위기 상황에는 적의 해상 경비도 만만치 않으니 적의 반격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 전투 수행 능력도 마찬가지다. 현재에도 그렇지만 통일이 되면 우리가 대비해야 할 상대는 주변의 초강대국들이다. 이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이들과 동등한 충분한 전력을 보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위협을 당할 경우에 상대의 핵심부를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비수(匕首) 하나 정도를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오히려 강대국들 사이에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비수를 갖추고 전쟁을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 이것이 억제의 기본이다. 

 ●유사시 적의 목에 비수를 꽂기에는 파괴력이 큰 원자력 잠수함이 유리

 냉전 시대에 상대를 악마처럼 보고 이들에게 기습공격을 가해 전멸시키고자 했던 이들이 모험을 못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언제, 어디서 자신의 심장부에 비수를 내리꽂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즉, 수중에서 이렇다 할 경고도 없이 날아드는 잠수함 발사 탄도 유도탄이라는 비수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상대를 믿을 수 없는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최소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 이것이 비수이고, 이에 가장 적절하게 비유할 수 있는 전력이 바로 전략무기를 시기적절하게 원하는 장소에 발사할 수 있는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존재인 것이다.

 냉전 시대에 소련과 미국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잠수함이 수중에서 탄도 유도탄으로 상대방의 수뇌부와 지휘통제체계를 공격할 경우 이렇다 할 경보를 발할 틈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포감은 냉전 시대에 ‘공포를 이용한 전쟁 예방’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가 경제난에 시달리면서도 잠수함 전력만은 어떻게든 유지하는 이유도 원자력 잠수함 발사 유도탄이 상대를 타격할 수 있는 비수가 되기 때문이고, 전략적인 억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형 잠대지 유도탄 발사를 위해서는 기동성이 우수한 원자력 잠수함이 제격

 이에 비해 디젤 잠수함은 추진 동력도 약하고 크기도 작아 국가 전략목표 타격이 가능한 대형 유도탄을 발사하기 위한 수직발사관 탑재가 곤란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디젤 잠수함들은 수평으로 설치된 발사관이 있는데, 이것은 해상에 있는 목표를 타격하기 위한 어뢰나 잠대함 유도탄 운용에 적합한 장치다. 현존하는 원자력 잠수함 중 가장 작은 잠수함은 프랑스의 루비(Rubis)급 잠수함으로 수중에서 2670톤인데 잠대함 미사일만 탑재하고 있으며 어뢰발사관을 이용해 발사한다. 물론 어뢰발사관을 이용해 잠대지 미사일도 발사는 가능하지만 육상에 있는 표적을 공략하려면 탄두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수평 어뢰발사관을 이용해 발사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통상적으로 수직 발사관을 설치하기 위한 적정한 잠수함 크기는 최소 4000톤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함 선체가 커질 경우 디젤·전기 추진으로는 충분한 기동성과 장기 수중체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유사시 상대의 중요한 전략목표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노트(기동하면서 대잠 탐색이 가능한 속도 범위) 전후의 속도를 15시간(대잠항공기 최대 체공시간) 이상 유지 가능한 추진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즉 원자력 잠수함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잠수함 퀴즈

미국의 항모전단 최전방에는 통상 원자력 잠수함이 호위하고 있다. 우리 해군이 보유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기동전단의 수는 몇 개인가?
 지난주 정답 : 6개국(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2013-11-04 02:38:09

 

 

 

 

 

문근식의 SubmarineWorld<54> 원자력잠수함은강대국의전유물인가(2)

 

바다는 넓고 디젤 할일은 많다 원잠 10일 거리30일 넘게 걸려 축전지 채우랴 작전도 세우랴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기동성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연안 좁은 구역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표적 공격에는 적합

항모 전단의 최전방 물밑에는 원자력 잠수함이 물속을 탐지하며 적 잠수함으로부터 항공모함을 방호하고 있다. 사진은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의 항모 전단세력 배진 모습.

항모 전단의 최전방 물밑에는 원자력 잠수함이 물속을 탐지하며 적 잠수함으로부터 항공모함을 방호하고 있다. 사진은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의 항모 전단세력 배진 모습.


 

 ▶디젤 잠수함과 원자력 잠수함의 차이는?

 ●디젤 잠수함은 기동성이 낮아 특정 해역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적을 공격하는 데 적합

 지난주 글에서 원자력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더니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는 댓글을 달아 주셨다. 디젤 잠수함도 나름대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필자가 경험한 디젤 잠수함의 단점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원자력 잠수함이 지니고 있는 강점을 강조해 보고자 한다.

 디젤 잠수함의 한계는 하와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림팩훈련과 같은 다국적 공동연합훈련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대한민국 해군의 잠수함들은 림팩훈련에 참가해 평균 10척 이상의 가상 적함을 격침하는 대활약 후 귀국하고 있어 마치 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원자력 잠수함의 능력을 상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부분 디젤 잠수함의 기동 능력에 맞게 100×100마일 정도의 지정된 전투구역 내에서 작전하면서 근해를 지나가는 적을 탐지해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훈련 목적상 수상 전투함이 그 지역을 지나가도록 계획한 시나리오에 따라 교전을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눈부신 전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훈련 시나리오상 잠수함이 초계하고 있는 해역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수상 전투함들은 적 잠수함을 탐색하기 위해 속도를 10노트(18KM) 이하로 낮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속도가 느린 디젤 잠수함도 수상 전투함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다. 잠수함을 탐색하고자 수상 전투함이 속도를 높이게 되면 자신들이 내는 소음(소리)도 커서 잠수함을 잡는 것이 어려워진다. 잠수함은 원래 물속에서 조용히 있어서 이를 탐지하려면 탐지하려는 측도 조용해야 한다.

 잠수함이 초계작전을 할 때 주변에 상선 이동이 빈번한 지역을 할당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전과는 크게 다르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디젤 잠수함이 상선 밑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은 은폐하고 적에게 접근한다거나 또는 상선이 주변에 한 척이라도 있으면, 이곳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소음이 주변의 거의 모든 수동청음장치의 탐지효과를 급격하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잠수함은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209·214급 잠수함처럼 조용한 잠수함들은 실질적으로 수상 전투함의 수동 소나인 수동청음장치의 존재를 무시하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유리한 위치에서 대기하다가 상대에게 신속하게 접근할 수도 있고, 공격한 후에 비교적 안전하게 탈출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디젤 잠수함도 많은 전과를 거둘 수 있다. 즉, 넓은 해역이 아닌 연안의 좁은 구역에서 그곳을 가까이 지나가는 표적에 대해 공격할 때는 디젤 잠수함도 나름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디젤 잠수함 함장은 항상 축전지 충전과 작전 구상의 이중고에 시달려야

 그러나 이렇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줘도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함장들의 머릿속에는 항시 기동으로 인한 축전지 소모라는 문제가 떠나질 않는다. 축전지가 소모되면 스노클을 통해 소모된 양을 채워야 하고, 이를 위해 물 밖으로 자신의 존재가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에 처한다고 스노클을 하지 않는다면 축전지가 다 소모돼 잠수함은 동력을 상실한 그야말로 쇳덩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게 된다. 이것은 필자가 림팩훈련에서 실제로 경험한 것이다. 훈련에서 축전지가 소모돼 충전을 위해 스노클 항해를 할 경우 상대의 대잠초계기는 여지없이 잠수함을 탐지했다. 이렇게 되면 잠수함은 가상으로 공격을 당하거나 움직이는 데 상당한 제한을 받는다.

 대양이나 연안을 막론하고 전쟁이 발발하면 바다는 군함 외에는 다른 선박이 거의 통항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잠수함은 어디 숨을 만한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필자는 림팩훈련에서 가상 적의 수상함이나 대잠초계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의 16시간 동안 잠수함을 수중의 일정 수심에서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버티는 하버링(수중정지)을 한 경우도 있다.

 ●원자력 잠수함 함장은 축전지 충전 없이 오로지 작전 구상에만 몰두

 이와 비교해 원자력 잠수함은 스노클을 하지 않으므로 대잠초계기의 시각탐지장치는 물론이고 항공기에서 잠수함을 탐색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노부이(sonobuoy : 소나와 부이의 합성어)에 탐지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경험적인 자료에 의하면, 항공기가 디젤 잠수함을 탐지하는 경우의 80% 이상은 눈으로 보는 것이다. 디젤 잠수함도 나름대로 스노클을 할 때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기 위해 레이더 전자파 탐지 장비인 ESM으로 탐지하지만 P-3C와 같은 대잠초계기들이 눈으로 보고 잠수함에 접근할 경우 잠수함은 이렇다 할 사전 경고도 받지 못하고 공격당하게 된다.

 이 외에도 원자력 잠수함이 갖고 있는 장점은 많다. 원자력 잠수함은 적이 운용하는 능동 소나에 접촉된다고 하더라도 빠른 속력으로 이를 용이하게 회피할 수 있다. 또한, 상선이 지나가는 경우에는 아무리 빠른 상선이라고 하더라도 상선 밑으로 들어가 같은 속도로 기동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은폐시킬 수도 있다. 마치 영화에서 상선 밑에 숨어서 여유 있게 탈출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수상 전투함은 잠수함을 잡아낼 도리가 없다.

 ●디젤 잠수함은 속력이 느려 기동전단 대잠방호 임무수행에도 부적합

 굳이 전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작전의 유·불리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디젤 잠수함을 운용할 때 느끼는 갑갑한 사례는 많다.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림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민국 해군은 한 달 이상 장기간 항해해야 한다. 디젤 잠수함을 장기간 타고 가다 보면 신선하지 않은 함내 공기부터 먹고 자는 것까지 승조원의 건강 때문에 신경이 너무 많이 쓰인다. 원자력 잠수함이면 10일 만에 도달할 거리를 30일 이상 가야 하니 심신이 지친다.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장기간 항해를 하다 보면 집중력과 체력 저하 문제가 수반돼 전투효율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들은 지금까지의 훈련에서 훌륭한 능력을 보여줬고, 해군과 잠수함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로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쳤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리라고 확신하지만, 잠수함을 지휘하는 함장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훈련도 부담이 되는데 준비도 만만치 않고 장기간 항해를 해서 안전하게 돌아와야 하는 부담 역시 크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은 머지않아 3개 기동전단을 운용할 계획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을 수시로 초계해야 하는데, 이를 최전방에서 방호할 만한 세력 확보도 문제다. 우리의 디젤 잠수함은 속도가 느려서 기동전단의 최전방에서 대잠 방호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미국의 항모 기동전투단 최전방에는 항상 원자력 잠수함이 기동전투단과 같은 속도로 이동하면서 적 잠수함으로부터 항공모함을 보호하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잠수함 퀴즈

현재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몇 개국 어느어느 나라인가?
 지난주 정답 : DSRV(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2013-10-27 17:56:39

 

 

 

 

문근식의 SubmarineWorld<53>원자력 잠수함은 강대국의 전유물인가

 

“더 강한 미래의 길, 디젤 찍고 원잠으로…”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기동·은밀성 우수…임진왜란 때 거북선급 능력 내일을 보는 혜안·도전적인 자세 다시 새겨야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원잠(SSBN) 로드아일랜드의 함 내부 모습으로 주황색 수직통은 트라이던트ⅡD5 핵미사일 수직발사관.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원잠(SSBN) 로드아일랜드의 함 내부 모습으로 주황색 수직통은 트라이던트ⅡD5 핵미사일 수직발사관.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에서 트라이던트 Ⅱ D5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필자제공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에서 트라이던트 Ⅱ D5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필자제공



 ▶ 원자력 잠수함을 ‘진짜 잠수함’이라 부르는 이유

 영국 킹스대학 제프리 틸(Geoffrey Till) 교수는 2013년 발행된 그의 저서 ‘아시아의 해군력 팽창(Asia’s Naval Expansion)’에서 최근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잠수함을 임차해 운용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일본이 이미 함정용 원자로 제작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동안 군함에 적용하는 것을 표명해 오지 않았지만 원자력 잠수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차츰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웃 국가의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지난번 글과 다소 중복되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자력 잠수함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디젤 잠수함 승조원에게 원자력 잠수함이 진짜 잠수함이라 하면 기분이 꽤 상할 법도 하지만, 그 능력을 비교하다 보면 금세 수긍하고 만다. 왜 그럴까? 원자력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이 갖고 있는 약점을 극복한 ‘진짜 잠수함’이라는 데 동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잠수함 함장이든지 전투상황이 발생하면 적함에 들키지 않고 다가가서 격침시키고 모른 척하며 현장을 유유히 이탈하고 싶어 하고 공격에 실패하면 격침될 때까지 재공격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는 데는 물속에서 오랫동안 고속으로 공격 및 회피기동을 할 수 있는 원자력 잠수함이 제격이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고속으로 항해하는 능력을 숫자로 비교해 볼까 한다.

 원자력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이 둘레가 4만120㎞인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을 비교해 계산해 보면 원자력 잠수함은 평균 시간당 약 20~25노트(40㎞)로 이동할 수 있고, 이 속도로 지구를 한 바퀴 돈다고 가정할 때 40여 일이 걸리며, 이 기간에 항구에 들러 연료와 식품을 재 보급받지 않아도 된다. 반면, 디젤 잠수함은 평균 시속 6~8노트(12㎞)로 이동하며, 이 속도로 지구를 한 바퀴 돈다고 가정할 때 140여 일이 걸린다. 물론 중간에 연료뿐만 아니라 식품도 몇 차례 보급받아야 한다. 달리는 속도로 말하면 원자력 잠수함은 KTX, 디젤 잠수함은 완행열차 정도가 아닐까?

 이러한 기동력의 차이는 포클랜드 해전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한 1982년 4월 4일 영국은 본토에서 8000마일(1만4400㎞)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원자력 잠수함 5척과 디젤 잠수함 1척을 기동전단에 배속시켜 출정하게 한다. 원자력 잠수함은 2주 만에 전쟁 해역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순양함을 격침함으로써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함께 출발한 오베론급 디젤 잠수함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로 수상 항해로 전력 질주했지만 5주 후에나 전쟁 해역에 도착함으로써 원정작전에서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원래 잠수함(潛水艦)이란 배는 한자를 풀어봐도 물 밑에 있는 배 아닌가? 물 밑에 있다가 필요할 때만 올라오는 원자력 잠수함이 진짜 잠수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이러한 표현을 하는 데 손색이 없을 만큼 그 위력은 대단하다.

 ▶ 원자력 잠수함은 왜 강대국들만 보유하고 있는가?

 미국은 1954년에 이미 세계 최초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 함을 개발했고, 모든 시험이 성공적으로 종료된 1958년부터는 축전지를 충전해 추진하는 디젤 잠수함 생산을 중단하고 오늘날까지 원자력 잠수함만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 개발에 이어 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5대 강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개발했다. 영국은 1990년대 초 디젤 잠수함을 모두 캐나다에 매각했고, 프랑스도 2009년까지 디젤 잠수함을 말레이시아에 매각 또는 폐기처분하고 현재는 원자력 잠수함만 운용하고 있다. 인도는 2010년부터 러시아로부터 임대한 아쿨라급 원자력 잠수함을 실전 배치했으며, 2012년에는 자체 개발한 아리한트급 원자력 잠수함을 실전 배치했다. 또한, 브라질도 오는 2023년을 목표로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은 임란 시 맹활약한 거북선 정도 능력

 원자력 잠수함은 어떤 매력이 있기에 오늘날 강대국의 전유물이 돼 버렸을까? 필자는 원자력 잠수함이 현대와 미래에 있을 해전에서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거북선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무기체계라고 생각한다. 포클랜드 해전에서 영국의 원자력 잠수함 컨쿼러 함은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그랬듯이 우수한 기동성과 은밀성을 이용해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우리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가정(假定)을 하지 말라는 말의 뜻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역사적 사실을 두고 아쉬움과 회한(悔恨)을 표현하곤 한다. 조선시대 이이의 10만 양병설이 받아들여졌다면,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몇 척 더 있었더라면, 조선 말기에 국력을 좀 더 키웠더라면 일본에 치욕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등등 말이다. 이러한 가정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아쉬움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혜안(慧眼)과 도전적 자세, 선구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을 두고 과거 역사의 어느 시점과 흡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강성하고 영향력이 큰 오늘날 우리가 그동안 쌓아놓은 공든 탑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한국의 미래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와 논문들은 잠수함 전력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미래에 우리의 이익을 지켜줄 확실한 무기체계로서 잠수함의 존재와 중요성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강대국이 자랑하는 이른바 진짜 잠수함, 원자력 잠수함의 확보를 그리 갈망하지는 않는 듯하여 아쉽다. 우리에게는 능력이 출중한 잠수함, 즉 수상함·항공기가 할 수 없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진짜 잠수함인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그렇게 말렸건만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도 많은 국민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기대했지만, 이제 그 기대는 무너져버렸고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 현실이다.

 이제 우리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일부 저명한 언론인과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우리도 핵무장을 하는 길만이 북한의 망상을 저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하는데, 필자도 여기에 동의하고 싶다. 그러나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동의하지 않는 한, 그리고 우리 국민의 절대적 지지가 없는 한 실현하기 어렵다. 북한처럼 그 길이 체제 유지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목숨 걸지 않는 한 참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리 손원일급 잠수함에 탑재된 잠대지 유도탄이 마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인 것처럼 회자되기도 했다. 물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아는 한 원자력 잠수함이 아닌 디젤 잠수함에서 잠대지 유도탄을 발사하는 데는 제한점이 있다. 지금 강대국은 원자력 잠수함에 핵탄두를 장착한 잠대지 유도탄을 싣고 다니면서 상대국의 핵 기지를 노리며 핵전쟁을 억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강대국은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 원자력 잠수함의 가치를 알고 때문에 중소 해군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갖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짝 의심을 품어 볼만한 게 필자만의 생각일까….

다음 회에 계속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mksnavy@naver.com



잠수함 퀴즈

물속에서 조난당한 잠수함의 수직통로인 해치에 수중 입맞춤과 같은 형태로 접합시켜 승조원을 구조하는 잠수정의 영어 이름은 무엇인가?


지난주 정답: 괌(Guam)


 

2013-10-20 21: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