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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젤 하이브리드, 수입차 시장 판도 바꿀 듯

鶴山 徐 仁 2013. 10. 24. 10:07

독일 디젤 하이브리드, 수입차 시장 판도 바꿀 듯

 

입력 : 2013.10.21 14:16

가솔린 하이브리드 일색이었던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첫 선을 보인다.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모터를 보조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점은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동일하지만,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을 장착해 경제성을 극대화 한 게 장점이다. 그동안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해왔던 일본차 업체들과 디젤 하이브리드를 내세우는 유럽차 업체들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도 예상된다.

21일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중형 세단 ‘E클래스’에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탑재한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출시되는 첫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앞서 E클래스 부분변경모델(페이스리프트)은 6월에 이미 판매를 시작했지만, 블루텍 하이브리드 모델 만큼은 국내 출시가 미뤄져 왔다.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국내 인증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부분변경모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부분변경모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E300블루텍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기본 골격은 기존 2.2리터(L) 디젤 엔진 모델인 ‘E220 CDI’와 똑같다. 전기모터와 대용량 배터리를 추가로 장착한 점만 다르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170마력에서 204마력으로 세졌으며, 가속도와 관계 있는 최대 토크도 40.8㎏·m에서 51.0㎏·m로 높아졌다. 힘보다 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점은 연비다. 블루텍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4.1L/100㎞(유럽기준)다. 이를 우리나라 방식으로 표기하면 24.3㎞/L에 달한다. 3.5L 엔진과 전기모터를 탑재한 렉서스 ‘GS450h’의 연비가 12.7㎞/h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인 랜드로버 역시 내년 3~4월 중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차는 3L 크기의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71.3㎏·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아직 국내 연비 인증을 마치지 않았으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소개된 이 차의 연비는 6.4L/100㎞, 우리나라 표기법으로는 15.6㎞/L 정도다. 최근 출시된 일반 모델의 국내 연비(10.6㎞/L)와 비교하면 50% 가량 높다. 차 무게가 2372㎏에 달하는 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준이다.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인 푸조 역시 소형 SUV ‘3008’의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위해 국내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종전 국내에 출시된 3008은 디젤 엔진만 장착된 모델로 1.6L 엔진의 연비가 18.1㎞/L, 2.0L 엔진은 14.1㎞/L씩이다. 3008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국내 연비는 측정되지 않았지만 유럽 기준 3.8L/100km에 수준이다. 우리로 치면 1L에 26.31km 쯤 된다. 이는 국내에 정식 출시된 모든 고연비 자동차들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푸조 3008. /한불모터스 제공
푸조 3008. /한불모터스 제공

푸조를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현재 3008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은 프랑스 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이를 국내에 수입하기 위해 인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형성했던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디젤 하이브리드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우선 연비에서는 디젤 하이브리드쪽이 한 수 위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 가솔린 하이브리드들은 연비가 보통 10㎞/L대 후반, ‘프리우스’·’CR-Z 하이브리드’ 등 소형차급으로 내려 가야 20㎞/L을 살짝 넘는다. 반면 유럽산(産) 디젤 하이브리드차는 중형급도 20㎞/L를 훌쩍 넘는다. 대형 SUV인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15.6㎞/L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비포장도로용 고성능 자동차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모터가 장착되지 않은 일반 자동차의 경우 디젤차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대체로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비해 아직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도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디젤 엔진이 꺼졌다 켜지는 순간에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 문제만 해결한다면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