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7800억원' 살아있는 벤처신화 김종훈, 이민 가서 빈민촌에서 살아서…
입력 : 2013.02.18 03:08 | 수정 : 2013.02.18 16:43
75년 중2 때 이민, 빈민촌서 자라… 고1 때부터 '알바'
92년 단돈 40달러로 창업, 데이터 전송 통신장비 개발
98년 1조3000억원에 매각… 포브스 선정 美400대 갑부
노벨상 13명 배출한 벨연구소 사장 2005년부터 맡아
드라마 같은 김종훈 후보자의 삶… 2007년부터 朴과 인연
김종훈(金鍾勳·53)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박근혜 당선인의 뜻을 받들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밤 본지 기자와 만나 짤막한 인터뷰를 했다.
김 내정자는 "2월 초 장관직을 제안받았다"며 "당선인께서 (장관직을) 부탁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를 잘 통과하고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마음으로 하겠다"며 "새로운 힘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경선 후보이던 박 당선인과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당선인과 꾸준히 교류했다고 한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로서 복안에 대해 "(ICT와 과학이) 서로 연결되고 융합이 되도록 하는 일이 막중하다"며 "과학·기술·산업이 조화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래창조과학부가 그동안 제가 해온 일과 비슷하다.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벨연구소 사장직과 관련해서는 "이미 후계자들을 키워 왔고 그중 1명을 후임으로 추천했다"며 "CEO와 이사회와도 이야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살아 있는 벤처 신화'로 통한다. 중2 때인 1975년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가 메릴랜드주 흑인 빈민촌에서 자랐다. 어려운 형편 탓에 고교 1학년 때부터 독립, 편의점 심야 아르바이트와 신문 배달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고 한다. 그는 과거 본지 인터뷰에서 "당시 유일한 위로는 과학과 수학이었다"고 말했다. 매일 2~3시간 정도 자면서 공부한 끝에 3년 만에 존스홉킨스대 전기·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해군 장교로 자원입대해 군에서 존스홉킨스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제대 후에는 엔지니어링 회사에 들어가 일하면서 2년 만에 메릴랜드대에서 신뢰성 공학(Reliability Engineering)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 김종훈(오른쪽)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 내정자와 부인 신디 김이 지난 2006년 미국 워싱턴DC의 한 미술품전시회에서 찍은 사진. /위싱턴라이프 제공
김 후보자는 2001년에는 루슨트 산하 벨연구소 사장직을 제안받았지만 고사하고, 메릴랜드대 교수로 갔다. 벨연구소는 노벨상 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다. 당시 루슨트 회장은 "이 자리를 거부한 사람은 역사상 당신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05년 다시 벨연구소 사장직을 제의받고 자리를 옮겼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장순흥 위원은 "김 후보자는 새 통신 기술을 개발해 직접 창업을 했으며, 세계적인 기업연구소인 벨연구소에서 기초연구에서 실용화까지 이끌어온 경험을 갖고 있다"며 "기초연구에서 기술창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미래부 장관 후보로는 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한국에 IT(정보통신기술)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특히 생명과학과 IT의 결합은 유망한 분야"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서울대 졸업식에서 "약점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라"며 "행복 추구의 공식 정답은 선의(善意)를 키우고 항상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며 진정으로 꿈꾸는 여정을 떠나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김종훈 후보는 1년에 한 달은 국내에 들어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 머문다. 그는 이날 오후 자택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실장들로부터 청문회 절차 등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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