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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영상, 저 아니에요" 애써 웃는 23세 여배우 보니/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2. 2. 10. 17:22

 

"음란 영상, 저 아니에요" 애써 웃는 23세 여배우 보니

  • 신효섭 기사기획 에디터 겸 대중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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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2.09 23:18 | 수정 : 2012.02.10 04:13

    신효섭 기사기획 에디터 겸 대중문화부장
    "지금 (주인공이 나라는) 음란 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저 절대 아닙니다. 연예인을 떠나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많이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저 말고도 이런 일 겪은 많은 여자 연예인이 앞서 있었는데 그런 사건을 보면서 저도 그냥 '세상에 별일 다 있다' 생각하며 넘겼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까 여자로서, 연예인으로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이번 일은) 해프닝이죠, 저만 재미없는. 최초로 (동영상을) 유포하신 분이 만약 이걸 보고 있다면 진짜 언젠간 벌 받아요. 어떻게든 벌 받는다고요. 그러니까 이런 나쁜 짓 하지 마세요."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 안에서 애써 웃어 보이려는 그의 얼굴은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올해 23세의 미혼 여배우인 그는 8일 인터넷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자신을 화면 속 주인공으로 지목하는 섹스 동영상이 삽시간에 퍼지자 직접 이런 영상을 찍어 올렸다. 앞서 지난달에는 유명방송인 B씨를 주인공으로 지목한 섹스 동영상이 인터넷과 SNS를 휩쓸었다. 물론 B씨도 자신과 관련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었지만, 대중 예술인으로서 그의 명예와 지위는 상당기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타를 입었다.

    대중 예술인들에 대한 '사생활 테러' '인격 살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멀쩡히 살아있는 유명 연예인들이 죽었다는 괴담(怪談)이 인터넷과 SNS에 잇따라 퍼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었다. 연예인들의 사적인 생활공간에 카메라를 몰래 들이대는 '몰카'나 '파파라치' 짓은 이제 일상사가 되다시피 했다. 얼마 전 아이돌 걸그룹 소녀시대의 비행기 안 모습을 몰래 찍어 퍼뜨린 경우가 최근의 예이다. 촬영자는 나타나지 않은 채 한 중화권 언론이 처음 게재한 이 사진 속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앞좌석에 다리를 올리고 자거나 입을 크게 벌리고 음식을 먹는 등, 누가 자기 모습을 찍고 있음을 알았더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이 사진들을 보니까 정말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한 것 같다"면서도 거리낌 없이 사진을 퍼 날랐다. 이중성도 이런 이중성이 없다.

    스타들과 관련된 미확인 추측과 각종 설(說)의 종합판이랄 수 있는 '연예인 X파일'은 이제 때가 되면 새로운 버전이 나오는 지경까지 됐다. 오래전 은퇴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 전직 연예인들의 사생활 문제를 사건화해서 무차별적으로 퍼뜨리고 확대 재생산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정도면 공인(公人)인 스타에 대한 선망이나 호기심 차원을 넘어 집단 테러 내지 집단 스토킹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중 예술인들의 지극히 사적인 문제를 들춰내고, 퍼뜨리고, 심지어 조작까지 하는 과정에는 누군가 '익명(匿名)'의 장막 뒤에 숨어 씨앗을 뿌리면 수많은 대중이 그것에 거름을 주고 옮겨 심고 퍼 날라 당사자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안겨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법적 잣대를 엄격히 들이댄다면 최초 시작자뿐 아니라 여러 중간 전파자도 공범(共犯) 아니면 적어도 방조범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자기가 누구인지 상대가 모른다고 마음껏 거짓을 꾸며대거나 그의 사생활을 함부로 들춰내고 까발리는 건 위법을 따지기 전에 양심과 도덕, 인격 문제다. 다른 것은 다 떠나 지금 인터넷에 올리고, SNS에 퍼 나르고, 입으로 옮기는 대중 예술인이 나의 누이나 형제여도 그렇게 막 대하고, 떠들고, 지어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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