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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밤. 봄길 - 정호승

鶴山 徐 仁 2011. 3. 9. 13:59



 

봄 밤 - 정호승 지구여 봄밤이다 흔들리지 마라 꽃상여처럼 너울너울 길 가지 마라 새들이 꿈을 꾸며 잠들고 있다 지구여 봄밤이다 흐느끼지 마라 상주들도 상여꾼도 곡을 멈춰라 새들이 알을 낳고 잠들고 있다

 

 

봄 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출처 : 표주박의 오늘이 마지막이듯
글쓴이 : 표주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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