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줄에 매어 있는 배와 같은 생활
몸은 매어 놓지 않은 배와 같은지라
가거나 멈추거나 맡겨 둘 것이요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와 같은지라
쪼개건 향을 칠하건 아랑곳하지 말 일이다.
모든 것은 찾아왔다가 떠나가고 사라집니다.
그것이 대우주와 자연의 섭리이건만
그것을 아쉬워하고 섭섭해하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고 미련을 가지는 것은
인간의 정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정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래서 자연의 흐름 속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맡길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일에도 초연해질 수 있습니다.
가족과 가정에 얽매이고, 직장에 얽매이고,
사업에 얽매이고, 취미생활에 얽매이고,
우리는 마치 닻줄에 매어 있는 배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일정한 틀 속에 갇혀 있으면서
그 틀을 깨고 나오지못하는 현대인들입니다.
요컨대, 그런 그물와 같은 사회에서
코꿰어 가며 살아가는 한
고달픈 생활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겠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짜증스럽게 받아들인다면 한없이 짜증스럽겠지만,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가짐으로 받아 들인다면
그렇게 괴롭지만도 않은 것이 인생일 것입니다
- 채근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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