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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아버지의 겨울새

鶴山 徐 仁 2010. 12. 4. 09:19


 



 





        아버지의 겨울새

        추위가 겨울이 되면
        겨울새가 되어 재잘거린다
        겨울 새들 속에는 돌아가신
        아버지 새들이 있다
        웅크린 몸으로 초가지붕처마로
        몰려든다 이미 헐려지고 없어진
        옛집을 찾는 것이다 남의 논이
        되고 신작로 길이 된 논수밭

        근처에 앉는다 써래질로 여름을
        심던 논배미를 돌다가 하늘로
        솟구치더니 날개 쭉지를 파르르 떤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새가

        종일 머물고 있다
        아버지 새 앞에
        얼굴 드러내지 못한 아들 새가
        부끄럽게 문틈에서 외친다

        겨울아 춥지 말아다오.
        겨울아 춥지 말아다오.

        이민영(李旻影詩人)



    출처 : 은혜(恩惠) SUPERSIZED GRACE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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