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창의적이다
< 김석진 교수 >
시대가 변하면서 바람직한 인간형의 정의도 함께 변한다. 아침형 인간이 바람직한 인간형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발간될 정도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은 단연 아침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인간이다.
하지만 당신이 저녁형 인간이라면 이 시대가 규정하는 나의 가치가 조금은 불공평하다고 느껴본적은 없는가?
본인은 아침형 인간이 시대와 무관한 가장 이상적 인간형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람마다 다양성과 개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이 더 이상적이고 건강한 사회라고 본다. 이번 칼럼에서는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어떤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흥미로운 논문들이 있어 이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2007년 이태리에서 진행된 연구는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더 창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120명의 연구대상자를 그들의 습성에 따라 아침형, 저녁형 혹은 중간형으로 나누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극단적인 아침형 혹은 저녁형 인간이라기 보다는 중간형으로 구분이 되었고 이 중 소수만이 아침형과 저녁형 카테고리에 해당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창의력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저녁형 인간의 성적이 아침형 혹은 중간형 인간들 보다 월등함이 보여졌다고 한다. 특히 창의성은 나이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009년에 캐나다에서 발표된 논문에서도 이 두 부류의 인간들의 차이점을 볼 수 있다. 근력테스트와 신경테스트를 실시해본 결과, 아침형 인간은 오전에 근력이 최고치를 보이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약화되는 반면 저녁형 인간들은 저녁 9시경에 근력이 최고 수치를 보였고 신경의 활동력도 저녁시간에 가장 활발함을 보였다고한다.
아침형 혹은 저녁형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적인 요소가 강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아침에 업무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저녁형 인간들을 게으르다거나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들로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을 버리고 사람마다의 개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업환경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저자의 이웃 중 미국의 한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연구원이 있다. 그 친구는 항상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오후 일찍이 집으로 퇴근을 한다. 그에 말에 따르면 그가 근무하는 연구소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라고 한다. 근무표에 하루 8시간 동안 근무하였다는 기록만 있으면 근무시간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친구는 아침형 인간 중에서극단적인 예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연구소에는 남들이 퇴근한 저녁시간에 커피한잔을 들고 출근하는 올빼미족들 또한 상당히 많다고 한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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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중앙일보(2010.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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