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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神修養 마당

베이비붐 세대와 '요새 젊은 것들'

鶴山 徐 仁 2010. 1. 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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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와 '요새 젊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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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50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본 베이비붐 세대의 한 남자가

  • 25세 연하(年下)의 여대생과 사랑에 빠진다.

  • 배우 안성기가 열연한 최근 개봉 영화 '페어 러브' 얘기다.

  • 이 영화를 사회학의 시각으로 보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입지(立地)가 약한 세대 간의 사랑이다.

  •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와 88만원 세대의 만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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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쟁 직후 1955년부터 산아(産兒)정책 도입 직전인

  •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한창 일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할 50대 초·중반에

  • 줄줄이 정년 퇴임을 맞아 탄식하고 있다.

  • 40대와 50대의 실업자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 지난 5년 사이 각각 12만여명에서 25만여명, 9만여명에서 21만여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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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최근 앞으로 75세 이상에 고령화 사회 대책의 초점(焦點)을 맞춰야 한다는

  • 특집을 실었다. 그런 사회에서 50대는 정말 제2의 청년기이고,

  • 파리 마치 등 잡지들은 종종 '인생은 50부터' 특집을 게재한다.

  • 하지만 우리의 50대는 콩나물 교실에서 치인 뒤 사회에 나와 경쟁에 휘둘리면서

  • 청춘과 중년을 다 소진(消盡)한 채 벌써 퇴물 소리를 듣는다.

  • 영화 '페어 러브'의 50대 주인공은 낡은 수동식 카메라 수리로 생계를 잇지만

  • '장인 정신'의 자부심을 잃지 않는다.

  • 영화의 그런 설정은 50대란 곧 인생에서 노동의 품질이나 생각의 깊이에서

  • 가장 숙련된 활동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의 현실은 영화와 너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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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실업 110만명 시대를 사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취업을 한다 해도

  • 88만원 세대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 88만원은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119만원)에 20대 평균소득 비율(0.74%)을 곱한 액수다.

  • 스스로 '찌질이' 또는 '루저'(패배자)라고 자조(自嘲)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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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론 오늘의 20대는 대한민국이 경제대국 10위권이 된

  • 2000년대에 글로벌 마인드(global mind)를 갖춘 'G세대'로 불린다.

  • 어느 앞 세대보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정보통신 활용력을 겸비하고 있다.

  • 하지만 부모 세대가 누렸던 압축 성장의 혜택을 기대하기 힘들다.

  • 4·19세대에서 386세대까지 청년들이 과시했던 정치사회적 파워도 없다.

  •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시위에 20대가 10대보다 적게 참여했다고 해서

  • 운동권에서 '20대 개XX'론까지 나왔다. '니들은 평생 호구로 살아라.

  • 한국 사회의 희망은 촛불 10대에 걸겠다'는 소릴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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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오늘의 20대는 꿋꿋하다.

  • 20대 소설가·인터넷 논객·영화인·길거리 가수 등의 삶을 종합취재한 책

  • '요새 젊은 것들'이 최근 나왔다. 그들의 공통분모는 '자뻑'이라고 한다.

  • '우리는 다 잘났기 때문에 자신에게 뻑간다'는 얘기다. 부모 세대의 눈에는 안쓰럽게 보이지만,

  • 현재 20대의 초상은 가난했더라도 희망가를 부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 베이비붐 세대의 옛모습을 빼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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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생 소설가 김애란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기 드물게

  • 20대의 감성을 대변(代辯)해왔다. 그는 "지금도 취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인 우리 세대를 위로하면서,

  • 앞 세대의 소시민적 고뇌에도 애정 어린 시선을 던진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요새 젊은 것들'이었던 베이비붐 세대는 정말 '요새 젊은 것들'과 통하는 것이 있다.

  • 우리 사회가 두 세대에게 하루빨리 구체적 희망(希望)을 안겨주지 못한다면,

  • 앞으로 위로는 베이비붐 세대의 절망(絶望)에 짓눌리고 아래에선 20대의 불만이 차오르는

  • 위험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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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해현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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