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곡 사랑의 소식 (Liebesbotschaft) G장조, 2/4박자, 상당히 천천히.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1곡.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냇물을 향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모의 정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노래다. 반주에 나타나는 32분음표의 음형(音型)은 냇물의 조잘거림을 묘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의 통작형식.
Rauschendes Bächlein, So silbern und hell, Eilst zur Geliebten So munter und schnell? Ach, trautes Bächlein, Mein Bote sei du; Bringe die Grüße Des Fernen ihr zu.
All ihre Blumen, Im Garten gepflegt, Die sie so lieblich Am Busen trägt, Und ihre Rosen In purpurner Glut, Bächlein, erquicke Mit kühlender Flut.
Wenn sie am Ufer, In Träume versenkt, Meiner gedenkend Das Köpfchen hängt, Tröste die Süße Mit freundlichem Blick, Denn der Geliebte Kehrt bald zurück.
Neigt sich die Sonne Mit rötlichem Schein, Wiege das Liebchen In Schlummer ein. Rausche sie murmelnd In süße Ruh, Flüstre ihr Träume Der Liebe zu. |
"은빛으로 졸졸거리면서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이여, 그렇게 활기차게 서둘러 애인 곁으로 가는 것인가. 내 대신 멀리 있는 그 사람에게 인사말을 전해다오. 정원의 꽃을 그녀는 사랑스럽게 가슴으로 포옹한다. 시냇물이여, 그녀의 빨간 장미를 찬물로 생기 있게 적셔주렴. 그녀가 시냇가에서 꿈에 잠겨서 나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일 때에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위로하고 애인은 곧 돌아온다고 전해다오. 태양이 붉게 가라앉을 때에 귀여운 그녀를 흔들어 잠들게 해 다오. 즐거운 휴식 속에서 떠들어 대고 그녀에게 사랑의 단꿈을 속삭여 다오." |
제 2곡 병사의 예감 (Kriegers Ahnung) c단조, 3/4박자.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2곡. 싸움터에서 먼 곳의 애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소박하면서도 복잡한 가곡인데, 처음에는 레치타티보 스타일로 노래되다가 8분의 6박자로 옮아가면서 극적인 표정으로 바뀐다. 통작형식.
수수하지만 내용이 알찬 노래이다. 주관성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들판에서 밤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노래로 복잡한 통작형식의 가곡이다. 무겁고 답답한 전주에 이어서 레치타티보풍으로 곡은 시작되는데, 얼마간 진행된 후에 4/4박자로 변화하는데 조금 템포를 빠르게 하여 초조감이 표현된다. 이때의 반주도 분위기를 바꾸어 셋잇단음이 등장한다. 또, 얼마간 진행되다가 6/8박자로 다시 박자가 바뀌고 극적인 표정을 늘리고 마지막은 처음의 적막함으로 돌아간다. 초기의 가곡 '방황하는 사람' 등에 사용했던 수법의 연장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In tiefer Ruh liegt um mich her Der Waffenbrüder Kreis; Mir ist das Herz so bang und schwer, Von Sehnsucht mir so heiß.
Wie hab ich oft so süß geträumt An ihrem Busen warm! Wie freundlich schien des Herdes Glut, Lag sie in meinem Arm!
Hier, wo der Flammen düstrer Schein Ach! nur auf Waffen spielt, Hier fühlt die Brust sich ganz allein, Der Wehmut Träne quillt.
Herz! Daß der Trost dich nicht verläßt! Es ruft noch manche Schlacht. Bald ruh ich wohl und schlafe fest, Herzliebste - gute Nacht! |
"내 주변에서 전우들은 깊이 잠들고 있다. 내 마음은 심한 그리움 때문에 불안하고 무겁다. 따뜻한 그녀의 가슴에서 얼마나 즐겁게 꿈을 꾸었던가. 그녀를 팔에 안고 있을 때에 벽난로의 불은 얼마나 즐거웠던가. 여기에서는 화염만이 무기를 희미하게 비쳐주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고독한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위안이 그대를 버리지 않도록. 싸움은 아직도 길다. 얼마 안 있어 나도 깊이 잠들 것이다. 애인이여, 안녕." |
제 3곡 봄의 동경 (Fruhlingssehnsucht) Bb장조, 2/4박자, 빠르게.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3곡. 경쾌한 반주에 실린 순진하고 아름다운 노래다. 훈훈한 기분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적신다. 마지막 1절이 조금 변한 5절의 유절가곡이다.
천잔난만할 정도로 가볍고 밝은 곡이다. 따스한 기분이 아주 자연스럽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지막 한 마디만이 약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반주는 아주 단순하다.
Säuselnde Lüfte wehend so mild Blumiger Düfte atmend erfüllt! Wie haucht ihr mich wonnig begrüßend an! Wie habt ihr dem pochenden Herzen getan? Es möchte euch folgen auf luftiger Bahn! Wohin?
Bächlein, so munter rauschend zumal, Wollen hinunter silbern ins Tal. Die schwebende Welle, dort eilt sie dahin! Tief spiegeln sich Fluren und Himmel darin. Was ziehst du mich, sehnend verlangender Sinn, Hinab?
Grüßender Sonne spielendes Gold, Hoffende Wonne bringest du hold! Wie labt mich dein selig begrüßendes Bild! Es lächelt am tiefblauen Himmel so mild Und hat mir das Auge mit Tränen gefüllt! Warum?
Grünend umkränzet Wälder und Höh'! Schimmernd erglänzet Blütenschnee! So dränget sich alles zum bräutlichen Licht; Es schwellen die Keime, die Knospe bricht; Sie haben gefunden, was ihnen gebricht: Und du?
Rastloses Sehnen! Wünschendes Herz, Immer nur Tränen, Klage und Schmerz? Auch ich bin mir schwellender Triebe bewußt! Wer stillet mir endlich die drängende Lust? Nur du befreist den Lenz in der Brust, Nur du! |
(1절) 미풍이 정답게 불고 꽃 향기가 넘친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인사인가. 얼마나 멋있는 마음의 두근거림인가. 너희들 바람이 부는 길을 뒤쫓아가고 싶다. 어디로.
(2절) 명랑하게 떠들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은 은빛으로 빛나고 골짜기로 내려간다. 잔물결은 저 멀리 흐르고, 들도 하늘도 그 속에 그림자로 비추고 있다. 그리움에 불타는 마음이여, 너는 무엇을 향해 나를 데려가는 것인가.
(3절) 금빛으로 빛나며 웃음 짓는 태양은 희망에 가득 찬 즐거움을 가져온다.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그 모습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푸른 하늘은 미소하고 눈에는 눈물이 넘친다. 이유는 무엇일까.
(4절) 녹색으로 둘러싸인 숲과 언덕, 희미하게 반짝이는 꽃바람. 모두가 화려한 빛을 찾아 모이고 싹이 트고 꽃봉오리가 피어 그들은 모두 소망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너는.
(5절) 쉬지 않고 그리워하는 마음이여. 오직 눈물과 한탄과 괴로움뿐인가. 나도 욕망이 커짐을 느낀다. 누가 이 소망을 가라앉혀 줄 것인가. 너만이 이 가슴에 봄을 가져 다 준다. |
제 4곡 세레나데 (Standchen) d단조, 3/4박자, 보통 빠르기로.
렐시타프의 시에 곡을 붙인 제4곡. 슈베르트의 전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다.「세레나데」는 「소야곡(小夜曲)이라고 번역되고 있듯이, 전에는 애인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였다. 이 곡도 연인을 그리는 노래인데, 감미로움 일색으로 왜곡(歪曲)되어 온 통속성(通俗性)을 버린다면 아주 기품이 있는 노래다. 고금의 세레나데 중의 베스트에 속한다. 반주는 기타 가락을 닮고 있다. 같은 선율의 절 다음에 딴 절이 덧붙여진 유절가곡이다.
선율의 청순하면서도 그리움에 대한 고요함은 비길 데가 없다. 너무 대중화 되어 달콤하기만 한 잘못된 연주로 인해서 좋지못한 인상이 일반적으로 많지만 그래도 노래 자체는 1급의 훌륭한 작품이다. 피아노는 기타 반주를 연상케 한다.
Leise flehen meine Lieder Durch die Nacht zu dir; In den stillen Hain hernieder, Liebchen, komm zu mir!
Flüsternd schlanke Wipfel rauschen In des Mondes Licht; Des Verräters feindlich Lauschen Fürchte, Holde, nicht.
Hörst die Nachtigallen schlagen? Ach! sie flehen dich, Mit der Töne süßen Klagen Flehen sie für mich.
Sie verstehn des Busens Sehnen, Kennen Liebesschmerz, Rühren mit den Silbertönen Jedes weiche Herz.
Laß auch dir die Brust bewegen, Liebchen, höre mich! Bebend harr' ich dir entgegen! Komm, beglücke mich! |
(1절) 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나와서 내 노래는 남몰래 그대를 부른다. 저기 조용한 숲에 내려와 사랑이여, 내 곁으로 오라. 가느다란 가지는 달빛 속에서 떠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숨어서 보는 사람을 무서워 할 것은 없다.
(2절) 밤꾀꼬리가 우는 것을 들어 보아라. 아, 저것은 나를 대신하여 달콤한 슬픔을 담고있는 소리로 그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꾀꼬리는 내 가슴의 그리움을 알고 사랑의 번뇌를 알고 은과 같은 소리로 감수성이 많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
(3절) 그대도 마음을 움직여 다오. 내 소리를 들어주어라. 나는 가슴을 뛰게 하면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서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렴. |
백조의 노래 배경및 개요
1827년 3월 26일에 베토벤이 운명했을 때, 평소부터 그를 존경해 마지않았던 슈베르트는 친구들과 함께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이 파한 뒤에 그들은 술집에 들러서 베토벤의 명복(冥福)을 포도주로 건배(乾杯)했다. 다시 잔이 채워졌을 때 슈베르트는 스스로 일어서서,「요 다음 번에 죽을 사람을 위해서 ! ……」하며 잔을 비웠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난 1828년 10월 31일, 형과 친구들과 어울려서 비인 교외의 레스토랑에서 식사중, 갑자기 토하면서「기분이 언짢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11월 14일 장티푸스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병세는 갑자기 악화되어, 출판사에서 보내온「겨울 나그네」의 교정쇄(校正刷)를 본 것을 마지막으로 인사불성(人事不省) 빠져 19일 오후3시에 31세라는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떴다.
약간의 돈만 있어도 그렇게는 안되었을 터인데, 운명의 신은 그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죽음을 위해 건배케 했던 것이다. 물론 그 자신은 그렇게 일찍 사신(死神)에게 불려 가리라고는 예측조차 못했다. 그것은 그의 일솜씨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베토벤이 죽은 해부터 이듬해에 걸쳐 써낸 굵직한 작품만 들어도 연가곡집「겨울 나그네」의 후반부 12곡, 「피아노 3중주곡」2곡, 「교향곡 제9번C장조」「피아노 소나타 C단조」「현악 4중주곡 C장조」,그리고 가곡집「백조의 노래」등이 잇따랐다.
참으로 놀라운 활동력이며 경탄할 만한 밀도(密度)다. 게다가 죽던 해인 1828년 3월 26일, 그것도 참 우연히 베토벤의 일주기(一周忌) 날 밤에 그의 생애에서 최초인 작품발표 연주회가 비인 음악협회에서 열려 그의 앞에 빛나는 장래가 약속되다시피 했었는데……
사실 슈베르트는 대작「교향곡 제9번」을 작곡한 뒤에「가곡은 이제 그만 쓰겠다. 이제부터는 교향곡과 오페라에 주력하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그로서는 이제부터 일할 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만 일격(一擊)에 가고 말았다. 정말 그릴파르저(F. Grillparzer)가 쓴 묘비명의 말대로 「음악은 풍성한 보배를,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희망을 묻어」버렸던 것이다.
슈베르트가 죽은 뒤에 출판업자 하즐링거(T. Haslinger)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뜬 해의 8월에 작곡한 13곡의 가곡과, 10월에 들어 작곡하였고 아마 슈베르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상상되는, 자이들(J. G. Seidl)의 시에 작곡한 「우편 비둘기」등 전14곡을 묶어서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1829년 5월의 일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연작가곡(連作歌曲)이 아니고, 슈베르트 자신도 이것들을 하나의 가곡집에 묶을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조차도 그의 예정에는 없었던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럽 전설에 따르면 백조라는 물새는 보통 때는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조용히 헤엄만 치다가, 죽을 때 꼭 한번 아름다운 목소리로 울고는 생애를 마친다고 한다. 이로부터 연유해서 작가의 절필이나 사세가(辭世歌)를 가리켜「백조의 노래」라고 부르고 있다. 이 가곡집에 하즐링거가「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을 단 까닭도 그 때문이며, 과연「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슈베르트의 사세가답게 하나같이 명작들만 담겨져 있다. 그리하여 앞의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겨울 나그네」와 더불어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집」이라 불린다.
1828년 8월에 슈베르트는 다시 가곡에 대한 창작 의욕에 불탔다. 봄부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악곡들에 주력하다가 8월에 비상한 속도로 13곡의 가곡을 썼다. 그 중의 7곡은 렐시타프(H.F.L, Rellstab ; 1799∼1860)의 시에 의한 것이며, 그것이 제1곡에 의해 불후(不朽)의 것이 되었다.
슈베르트의 관심이 하이네에게 쏠린 것은 1828년 1월 중순에 그의 친구 쇼버의 집에서 모임이 있어, 그 자리에서 하이네의 시집「노래의 책」이 낭독되고부터 라고 한다.
하이네는 낭만파의 대시인이며 슈베르트와 동갑이다. 그의 시는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R. 시트라우스 등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작곡되고 있다. 슈베르트가 하이네의 시에 작곡한 노래는 이 가곡집에 있는 6곡이 유일한 것이다. 슈베르트가 채택한 시는 그「노래의 책」속에 수록된 100편의 시 「귀향(歸鄕)」편에서 뽑은 것이다.
이 가곡집「백조의 노래」는 평생에 600곡 이상의 가곡을 작곡한 슈베르트 가곡의 총결산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 가곡집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처음부터 낱낱의 곡이 개별적으로 작곡되어 연작으로서의 뜻을 가지는 것은 아니므로, 곡집으로서의 일관된 특색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노래들은 그가 최후로 도달한 가곡의 양식이며, 거기에 공통되는 작품사의 특색은 지적할 수 있다.
첫째로 「그녀의 초상」, 「나의 그림자」등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음악의 시어(詩語)에 대한 깊은 경사(傾斜)와 접근이다. 이 특징은 그의 나중 작품일수록 더 현저하며,「겨울 나그네」에서 도달했던 것이 한층 심화(深化)되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낭만주의 가곡의 두드러진 특징으로서 슈만, 볼프, 바그너 등에게로 이어진다.
둘째로 「봄의 동경」, 「우편 비둘기」등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되고 명쾌(明快), 간결(簡潔)한 음악적 표출(表出)이다. 이것은 슈베르트가 비록 짧지만 한평생 걸려서 추구했던 가곡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셋째로 피아노 반주가 노래 성부(聲部)와 동격(同格)의 지위로 끌어 올려져서 미묘한 음의 뉘앙스를 빚어내고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극적(劇的)인 박력까지 밀고 올라온다. 이것은 슈베르트 가곡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이 마지막 작품들에서 한층 밀도 높게 승화(昇華)되어 있다. 「이별」이나「아틀라스」같은 노래는 이 높은 단계를 보여 주는 좋은 예이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백조의 노래」는 음악사상 획기적 의의를 갖는 가곡집이며, 슈베르트가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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